15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1.4% 오른 14만 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4조 1478억원. 63조 5699억원을 기록한 네이버를 약 5759억원 차이로 누르고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기준 34조원이던 카카오 시가총액은 올들어 반년 만에 약 30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약 15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네이버와 다르게 공격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펴왔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꼽힌다. 그동안 네이버는 1위 포털 사업자로 꼽히며 정치권 등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이로 인해 국내 사업 확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선회했고, 해외 진출에 주력했다.
지난 4월 진행한 5대 1의 액면분할은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른 대형주들이 액면분할 이후 하락세를 탄 것과 달리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인했다. 액면분할 이후 두 달 만에 주가는 약 30% 급등했다.
네이버 당혹감, 카카오는 표정관리 "좋은 서비스 제공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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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투자와 함께 단기손실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도 이를 뒷받침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10년 전 '100명의 창업가'를 육성하겠다는 말처럼 각 CEO들의 영역을 인정해 주는 전략도 확장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관계자는 "각 분야 자회사들을 인수합병, 투자하는 핵심엔 역시 카톡이 있다"며 "마케팅이 필요없는 게 큰 강점이고 CEO들에 지분을 인정하는 등 힘을 실어줌으로서 적극적인 사세확장과 IPO에 나서도록 유인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네이버 시총 역전은 IT 시장의 방향이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과정을 상징한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모두가 소통하는 메신저 중심으로 과거에 있는 사업을 새롭게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며 "네이버가 이전에 유선 PC인터넷을 이끌었다면 카카오는 모바일 서비스를 이끄는 사업자"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시총 3위 쟁탈전을 두고는 네이버와 카카오 임직원간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네이버는 최근 내부 악재가 불거진 데 이어 카카오에 시총을 역전당하자 당혹감을 내비치는 분위기다. 반면 카카오는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성장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는 아직 네이버와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가 변동에 연연하지 않고 이용자에게 좋은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