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발행 재미 붙인 여전사···"금리 낮고, 활용도 높아"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6.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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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채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했던 곳들은 그 규모를 늘렸고 올해 새로 발행한 곳도 적지 않다. 수신 기능이 없어 조달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여전사 입장에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활용할 수 있는 범위도 여타 금융업권보다 넓어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 4일 미화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소셜포모사본드'를 공모형태로 찍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나 기관이 현지 통화인 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 통화로 발행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목적채권이다. 신한카드는 이를 포함해 올 들어 지금까지 3500억원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와 2800억원의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며 거의 1조원 규모의 ESG 관련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559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KB국민카드도 6월까지 6170억원의 ESG 채권(지난해 2500억원)을 찍었다. 현대카드 역시 올해 4500억원으로 상반기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지난해와 같은 규모가 됐다. 지난해 12월 1000억원 규모의 첫 ESG채권을 발행한 삼성카드도 올해 3월 추가로 3억달러(약 33000억원) 규모의 ESG 방식 외화 ABS를 발행했다. 이밖에 롯데카드 약 5000억원(지난해 1500억원), 우리카드 7577억원(지난해 1500억원), 하나카드 1000억원(지난해 2000억원) 등이다.

캐피탈사들도 지난 4월 3000억원의 원화 그린본드로 ESG 관련 자금을 모은 현대캐피탈을 필두로 OK캐피탈이 설립 후 처음으로 5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다. 하나캐피탈이 4000억원, 신한캐피탈이 3500억원, IBK캐피탈이 2000억원, 애큐온캐피탈이 1400억원, JB우리캐피탈이 1500억원 등을 올해 ESG 채권 방식으로 자금을 댕겨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전사들은 ESG영향권에 직접 노출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ESG경영이 전금융권으로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ESG 채권 발행을 적극 타진하는 흐름이 여전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2금융권도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겹쳤다.

ESG채권은 일반 카드채와 비교해 발행 금리가 비슷하거나 더 낮다. 단 1bp(1bp=0.01%)라도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길 원하는 여전사에게 금리가 낮은 ESG채권은 분명 장점이 있다. ESG채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특수한 목적에 쓰이는데 여전사들은 환경과 소외계층 대상 금융 목적으로 쓴다.

환경의 경우 최근 관심이 늘고 있는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관련 금융에 활용할 수 있고, 금융 거래 대상 고객들도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중저신용자들이 적지 않다. 영세상공인 대상 신용판매 자금과 중금리 대출에도 ESG채권을 일반 카드채와 큰 차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여전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여전사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은 보여주기식으로만 소비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낮은 금리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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