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미래에셋벤처투자 상무 /사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결국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 누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것이고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결국 이를 실현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판단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결국 경험과 지식, 그리고 작은 노력의 차이가 투자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전문이라는 표현이 우리의 의사결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경력이 길거나 남들이 잘 모르는 단어와 표현들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해서 전문가일 수 있을까. 전문가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최소한 해결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는 제시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비슷한 경험, 비슷한 공부를 했음에도 누구는 진짜 전문가이고 누구는 포장된 전문가일 수 있다. 우리는 보다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 수많은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으려 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정보에 노출되기도 한다. 잘 모르는 분야라 할지라도 수많은 미디어와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소셜미디어,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가십 수준을 넘어선 정보들에 하루종일 둘러싸여 있다 보면 나보다 이러한 환경에 덜 노출된 사람과 토론이 가능할 정도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정확한 것인지는 잘 모른다. 사실 노력을 기울여 알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기도 하다. 이미 난 정확하고 전문적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남을 통해 들은 의견은 내가 생각하고 판단한 의견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어떤 정보가 사실을 말해주는지는 노력을 통해 걸러내야 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본인의 기존 경험과 지식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실망과 갑갑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의식적으로 노출된 정보들에 의해 지식의 착각에 빠지는 것을 업데이트됐다고 하기도 그렇다.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얻는 것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투자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