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Photo by Odd ANDERSEN / AFP)
지난 5월28일 기자들 앞에선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수소경제에 대한 독일 정부의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국이 수소경제 분야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멀리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고 기술강국인 독일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곧 따라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세계 최고 기술강국인 독일은 수소경제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기초기술 강국인 만큼 모든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라고 주장할 수 없지만, 최소한 수소경제의 생태계를 만들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속도만큼은 독일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독일을 방문한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독일 정부에 수소경제협력을 요청하자 당시 자리에 있던 알트마이어 장관의 말이 "실무자에게 물어봤더니 수소는 한국이 세계 최고라더라"였다.
이에 맞서 독일 정부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최적화된 에너지인 수소경제 분야 '글로벌 리더' 자리를 한국으로부터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독일 정부는 변환과정에서의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 등 수소의 많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중공업 및 운송업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소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산업군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 경제부는 62개 프로젝트 중 50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독일 북부에 위치한 해상풍력 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2GW(기가와트) 규모의 전기분해 수소생산(수전해)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총 연장 1700km에 달하는 수소배관 인프라 구축사업도 추진한다. 철강산업, 화학산업 등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산업군이 이번 프로젝트에 대거 참여한다. 연방 교통부는 12개 프로젝트를 맡았다.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수소차 개발 및 제작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비롯해 항만 물류를 위한 수소트럭, 수소예인선 개발 등이 포함됐다. 알트마이어 장관은 "모든 유럽인들의 이익을 위해, 또 기후 중립 산업을 향해 큰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독일의 대대적인 수소경제 투자는 글로벌 수소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진 한국이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인정 받았지만 전통적 기술강국인 독일이 본격적인 추격에 나선 만큼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