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8% 인상 사흘만에…SK하이닉스 전문직 왜 노조 띄웠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1.06.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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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정문. /사진제공=SK하이닉스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정문. /사진제공=SK하이닉스


올해 초 대기업 성과급·연봉 논란의 불씨를 당겼던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에서 전문대를 졸업한 뒤 정규직으로 입사한 전문직 직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개선하겠다며 별도의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올해 임금을 평균 8%대로 파격 인상하기로 한 노사간 합의에도 직급·직군별로 내부 불만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14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기술사무직 노조가 최근 지회 내에 '전문직 분회' 설립을 승인받고 이날 회사에 공문을 전달했다.



한국노총(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이천·청주 생산직 노조와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에 이어 기술사무직 노조 내 별도 전문직 노조까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게 된 셈이다. SK하이닉스에 새로운 노조가 만들어진 것은 2018년 기술사무직 노조 설립 이후 3년만이다.

기술사무직 노조원 1600여명 가운데 전문직은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연봉과 근무 여건 등에서 다른 직군보다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별도 노조 설립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측은 이와 관련, "전문직이라고 해서 차별하는 제도는 없다"며 "임금 체계는 업무와 직군에 따라 결정될 뿐"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에서는 올 초부터 성과급·연봉 불만에서 시작된 직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사내 인사평가 시스템에 대한 소송으로 비화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노조가 올해 퇴사한 기술사무직 직원이 300명이 넘는다며 경영진에 인재유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측은 특히 지난 11일 올해 임금을 평균 8.07% 인상하는 파격적인 합의가 도출된 지 사흘만에 또다른 불만이 불거진 데 대해 당혹스럽다는 표정이다. 사내 인사평가 시스템이나 직군간 대우 등 최근 문제제기가 직군별로 터져나오는 데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온다. 문제가 불거진 인사평가 시스템은 2018년부터 기술사무직에 적용된 시스템이다.

직군별 불만이 반영된 노조 설립 움직임은 올 들어 다른 그룹 계열사에서도 줄을 잇고 있다. 올 들어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그룹, LG전자 (91,200원 ▼1,400 -1.51%), 금호타이어 (6,260원 ▼220 -3.40%) 등에서 기존 생산직 노조와 선을 그은 사무직 중심의 노조가 줄줄이 출범하면서 별도의 임금 협상을 준비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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