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성공신화를 테일러메이드에…박영준 대표의 승부수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6.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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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메이드 인수 전략적투자자로 합류…'골프웨어' 품는 더네이쳐홀딩스

(왼쪽)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오른쪽) 테일러메이드 브랜드 로고 (왼쪽)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오른쪽) 테일러메이드 브랜드 로고


"테일러메이드를 글로벌 MZ세대(18세~34세)에 걸맞는 명품 골프웨어 브랜드로 키워낼 계획입니다. "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는 14일 "젊은 세대에 딱 맞는 테일러메이드 골프웨어를 한국에서 먼저 출시한 뒤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에 차례로 선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펀드 청산시 더네이쳐홀딩스가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도 확보할 수 있도록 우선매수청구권 또한 확보했다"고 밝혔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을 'Z세대 교복' 패션 브랜드로 키워낸 더네이쳐홀딩스 (14,980원 ▲200 +1.35%)가 세계 3대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운영할 전략적 파트너로 낙점됐다. F&F를 비롯한 국내 패션 대기업은 물론,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을 제치고 일개 코스닥 상장사가 굴지의 글로벌 골프 브랜드를 품게 된 것이다.



전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일 국내 사모펀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는 글로벌 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약 17억달러·약 1조 9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자(SI)로 더네이쳐홀딩스가 선정됐다. 센트로이드PE는 지난달 9일 테일러메이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테일러메이드의 골프웨어 사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할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롯데와 신세계를 비롯한 유통업체와 국내 굴지의 패션 대기업이 거론되던 가운데 더네이쳐홀딩스가 최종 파트너로 낙점된 것은 시장에서 '깜짝 소식'이었다.

센트로이드PE는 더네이쳐홀딩스가 패션 브랜드가 아니었던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MZ세대를 타깃으로 연 매출 3000억원에 이르는 브랜드로 키워낸 역량을 높이샀다는 후문이다. 테일러메이드는 드라이버 글로벌 1위 브랜드로 골프용품에 있어서는 강력한 브랜드력을 자랑하지만 아쿠쉬네트의 타이틀리스트, 캘러웨이와 비교해 골프웨어 라인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패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새로운 골프웨어를 만들어낼 파트너로서 더네이쳐홀딩스의 빠른 의사결정과정과 박영준 대표의 기업가정신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이미지/사진=더네이쳐홀딩스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이미지/사진=더네이쳐홀딩스
특히 이번 인수는 휠라코리아의 아쿠쉬네트 인수를 연상케한다. 앞서 2014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세계 3대 골프용품 업체 중 하나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할 때,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전략적 투자자로 휠라코리아와 함께 인수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지주사로 전환한 휠라홀딩스가 아쿠쉬네트 지분을 추가로 획득해 지배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과거 휠라홀딩스처럼, 더네이쳐홀딩스는 센트로이드PE가 약 5~7년 후 펀드를 청산할 때 경영권을 우선 인수할 권리(우선매수청구권)를 확보하며 큰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더네이쳐홀딩스가 글로벌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직접 보유할 포석을 마련한 것이다.

스스로가 '골프 매니아'인 박 대표는 "미국에서 골프장비 1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의 매출 신장률은 매우 높다"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MZ세대 영 골퍼에 딱 맞는, 식상하지 않은 디자인의 골프웨어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센트로이드PE는 테일러메이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 캘러웨이, 아쿠쉬네트의 뒤를 이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SI로 참여하면서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한편 더네이쳐홀딩스는 디즈니가 보유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라이선스를 취득해 국내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전개하는 코스닥 기업이다. 한국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을 Z세대가 사랑하는 아웃도어 캐주얼 브랜드로 키워낸 것을 바탕으로 홍콩, 대만을 비롯해 미국까지 역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에 골프웨어 테일러메이드가 더해지면서 더네이쳐홀딩스는 성장판이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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