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0시간 근무에 '힘들다'…롯데택배 노동자 뇌출혈로 의식불명

머니투데이 김자아 기자 2021.06.14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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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장시간 노동으로 피로를 호소하던 택배 노동자가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3일 롯데택배 성남 운중대리점 소속 조합원 임모씨(47)가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임씨는 13일 오전 4시30분쯤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몸을 비트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임씨 배우자는 이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며 임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임씨는 뇌출혈이 다발로 발생해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대책위는 "임씨는 현재 중환자실에 있으며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롯데택배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임씨는 평소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 6일을 근무하며 하루 2시간만 자고 출근하는 날이 많았으며, 오전 7시에 출근해 자정이 넘어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고 대책위는 설명했다.

임씨는 하루 250여개, 월 6000여개의 물품을 배송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3월 분류인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분류작업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정부와 여당, 택배노사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1차 합의문에서 분류작업을 택배기사 업무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나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대책위는 "주 평균 80시간이 넘는 초장시간 노동을 한 것"이라며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이어 "롯데택배는 과로로 쓰러진 택배노동자와 가족에게 당장 사과하고 사회적 합의와 단체협약 체결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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