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층 전용 135.92㎡ 전세가 33억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198.22㎡ 전세가 34억원에, 지난 3월 15일 222.15㎡ 전세가 역시 34억원에 거래된 적은 있지만 50평대 전셋값이 3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래미안퍼스티지가 있는 서초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최근 수직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 7일 기준 서초구 전셋값 주간 상승률은 0.39%로 지난 2015년 3월 23일 0.45%를 기록한 이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기준 강남3구 가운데 송파구가 0.15%, 강남구가 0.0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상승률이 가파르다. 지난주 서울 전체 전세가격 변동률은 0.08%였다.
서초구 전셋값 불안은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와 '신반포18차'(182가구) '신반포21차'(108가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1490가구) 등 총 4000여 가구가 줄줄이 이주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래미안퍼스티지 뿐 아니라 아크로리버파크, 반포자이 등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자극을 받고 있으며 동작구 등 다른 지역으로 이같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수요에 따른 전세대란 우려가 제기도 있으나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전셋값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올해 계획된 서울지역 전체 및 강남4구 전체 정비사업 이주물량이 작년보다 많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주수요라는 일시적인 요인이 해소되면 전셋값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일각에선 "고가전세 세입자도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강남의 30억원대 고가 전세는 부동산 관련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주택 보유자는 종부세,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커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논리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