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임직원 수./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신한은행 희망퇴직엔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현장 직원들이 희망퇴직의 대상을 확대해달라고 의견을 내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원으로 승진하지 않는 이상 퇴직 조건이 좋을 때 은행을 떠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연차,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되며 자녀학자금, 창업 자본, 건강검진 비용 등도 지원된다. 자녀학자금의 경우 학기당 350만원까지 자녀 수 제한이 없다. 희망퇴직 직원을 대상으로 계약직 재채용도 실시한다.
은행권 퇴직은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은 지난해 1년 동안 236개의 점포를 접었다. 효율 경영 차원에서 점포를 정리한 만큼 인력 감축도 수반돼야 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7만3960명으로 1년 전(7만5545명)보다 2.1% 감소했다. 희망퇴직으로만 약 2500명이 떠났다.
바뀐 채용 트렌드도 이런 현실과 맞물린다. 지난해 공채 규모를 예년의 절반으로 줄인 은행들은 올해도 공채 대신 디지털 수시채용 문만 열고 있다. 2019년 시중은행 처음으로 디지털·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수시채용을 시작한 신한은행은 상반기에도 디지털·ICT 인재를 뽑았다. KB국민은행도 상반기 IT(정보기술)·데이터 부문 신입행원 수시채용을 하고 있다. 이 분야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늘려 잡았다. 우리은행도 현재 디지털·IT 부문 신입행원을 뽑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대한 사측과 직원의 시선이 모두 긍정적이어서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사측 입장에서는 필요한 분야에 핵심 인재를 뽑을 여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은 '인생 2막' 관점에서 고민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