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주전세터 하승우. © 뉴스1
2016-17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그는 그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하승우를 새로운 팀의 야전사령관으로 낙점, 2020-21시즌 풀타임을 맡겼다.
시즌 초반 팀이 연패에 빠질 때만 해도 신 감독의 선택은 틀린 것처럼 보였지만 하승우는 결국 우리카드의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등을 이끌며 기대에 보답했다.
최근 우리카드의 훈련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서 만난 하승우는 다가올 2021-22시즌을 앞두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최근 새 신랑이 되는 등 분주했지만, 더 안정된 세터로 자리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실 하승우는 프로에 온 뒤 본업인 '세터'로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로 백업이나 원포인터 서버 정도로만 나섰을 뿐이다.
하승우는 "경기에 못 뛰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졌고, '코트에 들어가서 예전처럼 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신영철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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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이 2020-21시즌을 앞두고 노재욱을 삼성화재로 트레이드 시키며, 하승우에게 기회를 줬고, 그는 놓치지 않았다. 특유의 강심장과 자신감 있는 속공 토스 등 장점을 앞세워 2020-21시즌 팀의 전 경기를 소화했다.
하승우는 한국 최고의 세터였던 신영철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는 "감독님은 연습이나 경기 때도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지적해 주신다"며 "볼 구질이나 경기 운영 등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우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9일 경기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우리카드 하승우가 토스를 하고 있다. (우리카드 배구단 제공) 2021.2.9/뉴스1 © News1
하승우는 "경기가 안 풀리다 보면 생각도 많아지고 시야도 좁아졌다"면서 "세터가 그렇게 되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경기를 이기면서 자신감을 찾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편해졌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은 하승우에게도 큰 성장의 발판이 됐다. 아쉽게 2승3패로 우승을 내줬지만, 분명 얻은 것이 많은 무대였다.
하승우는 "뛰어본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내가 롤 모델로 생각하는 (한)선수형과 경기를 해서 꼭 이기고 싶었다. 지고 나서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다음을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우리카드서 성장한 하승우는 올해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의 남자 배구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도 있다. 이민규(OK금융그룹)가 군 입대하면서 황택의(KB손해보험), 김명관(현대캐피탈) 등과 함께 하승우는 유력한 대표팀 후보군이다.
하승우는 "배구를 하면서 꿈이 성인 국가대표였다"며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연히 대표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갈 정도의 실력은 아니다. 더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2021-22시즌 하승우의 목표는 당연히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그는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며 "개인적으로는 기복이 없는 세터가 되고 싶다. 내가 흔들리면 팀도 흔들린다. 부상 없이 코트에서 좋은 활약을 해서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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