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 체질개선 꾀하는 노랑풍선·하나투어…'야놀자 한 판 붙자'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6.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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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이어 노랑풍선도 모바일 기반 자유여행 플랫폼 론칭…여행트렌드 변화 속 생존전략 모색

OTA 체질개선 꾀하는 노랑풍선·하나투어…'야놀자 한 판 붙자'


코로나19(COVID-19)로 본격화한 언택트(Untact·비대면), 모바일 트렌드로 위기감을 느낀 오프라인 패키지(PKG) 여행사들이 OTA(온라인 여행에이전시)를 활로로 삼고 '디지털 전환'을 꾀한다. 하나투어에 이어 노랑풍선까지 자유여행 플랫폼을 개발, 온라인 개별여행(FIT)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행 유니콘' 야놀자와 시장진출을 예고한 '플랫폼 공룡' 쿠팡의 공세 속 생존을 위해 구축한 마지노선이다.



여행 생존코드 'FIT', '온라인'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한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여행사 부스 구역이 한산하다. 2021.03.22. dadazon@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병문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연속 400명대를 기록한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여행사 부스 구역이 한산하다. 2021.03.22. [email protected]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모두투어와 함께 패키지여행 3강을 구축한 노랑풍선이 오는 14일 자체개발한 '노랑풍선 자유여행 플랫폼'을 오픈한다. 항공·호텔·투어·액티비티·렌터카 등 여행관련 상품을 한꺼번에 모아 예약이 가능한 '원스탑 서비스'다. 오프라인·패키지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버리겠단 선언이다.

노랑풍선은 2018년부터 TF(테스크포스)를 꾸려 3년 가까이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 해외여행이 일상으로 자리잡고, 모바일과 '개인화'에 익숙한 MZ(밀레니얼+제트)세대가 여행 '큰손'으로 떠오르며 패키지 중심의 사업구조가 흔들려서다. 패키지여행 자체가 여행객 니즈가 고려되지 않은 정형화된 상품이라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여행시장 흐름은 개별(자유)여행으로 바뀐지 오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 간 개별여행 비중이 77%, 79.7%, 83.1%로 압도적이다. 국내 여행사들이 패키지 사업에만 천착해왔단 점에서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것이다. 정진원 노랑풍선 OTA 사업총괄은 "2015년 이후 패키지 정체가 보였다"며 "고객 스스로 여행을 구성하는 플랫폼이 지속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업계 1위 하나투어도 비즈니스 모델을 OTA로 전환한단 계획을 밝히고 지난해 4월 400억원을 들여 완성한 IT기반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를 론칭했다. 모두투어도 최근 IT관련 인력을 투입해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야놀자에 쿠팡까지'…경쟁력은?
노랑풍선 자유여행 플랫폼 모바일 메인화면(왼쪽)과 PC홈페이지의 모습. /사진=노랑풍선노랑풍선 자유여행 플랫폼 모바일 메인화면(왼쪽)과 PC홈페이지의 모습. /사진=노랑풍선
이 같은 체질개선에 장밋빛 전망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과 '여행판 쿠팡'이라 불리는 야놀자에 맞설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야놀자는 몸값만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까지 진출한 쿠팡은 추후 여행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반면 기존 여행사들은 IT역량이 부족하고 자금 부담도 상당하다. 실제 노랑풍선에서 현재 OTA사업을 진행하는 인력이 80명인데, 핵심요소인 개발자 수는 40여명 정도다. 400명이 넘는 개발인력을 보유한 야놀자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나투어가 공들여 개발한 하나허브가 재차 플랫폼 고도화 작업에 착수한 이유도 IT역량 부족에 기인했단 평가가 나온다.

노랑풍선은 여행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로 맞붙는단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악화로 인한 재무부담에 대해선 2019년 IPO로 융통한 자금이 아직 두둑하고 지난 3월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200억원을 확보해 큰 문제가 없단 설명이다. 기존 OTA 약점인 고객(상담)서비스를 강화하고 △풍부한 네트워크를 통한 가격절감 △간편한 여행설계가 가능한 '플래너' 기능 △'쇼핑 카테고리'를 통한 사업 다각화 등으로 차별화를 꾀한단 방침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자유여행 플랫폼을 통해 내년까지 MAU(월간활성이용자) 100만을 달성하고, 추후 회원 3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경쟁사는 야놀자와 쿠팡으로 생각한다. 확장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다각화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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