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소유주들, 내달 추진위 교체 나선다…한형기 등판하나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21.06.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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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강남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소유주들이 다음달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장을 새로 뽑는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집행부 교체에 나선 것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 소유주들은 다음달 17일 추진위원회 추진위원 선거 관련 주민총회를 열고 새 추진위원장 등 집행부를 선임한다. 은마 소유주들은 선거를 진행하기 위해 토지 등 소유자 5분의 1 이상의 동의를 걷어 강남구청에 제출했고, 구청에서 승인을 받아 이번 총회를 열게 됐다.



은마는 2003년 12월 재건축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나 올해로 19년째 조합설립도 못하고 사업이 정체된 상태다. 용적률·건폐율·가구 수·임대주택 비율 등 재건축의 밑그림인 정비계획안 조차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소유주들은 이렇게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현 추진위의 무능 때문이라고 보고, 교체에 나선 것이다. 현 추진위원장은 지난해 2월17일 이미 임기가 종료됐지만 아직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아 현재까지 위원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현 추진위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일이 드러나며 추진위와 소유주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기도 했다. 공공재건축은 아파트 층수를 최고 50층으로 올리고 용적률을 300~500%까지 완화해주지만, 대신 용적률의 절반 이상을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으로 기부채납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 때문에 소유주들의 반발을 샀다.

새 집행부 후보는 '은소협'(은마 소유주 협의회)과 은마 주민들 모임인 '은마반상회'에서 각각 한 팀씩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은소협 측 후보는 1대 1 재건축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걸었다. 1대1 재건축은 가구수를 거의 없는 사업 방식을 말한다. 일반분양 수익이 없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동안 은마 소유주들이 원하던 방식이다.

은마반상회 측 후보는 재건축을 신속히 진행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은마 전체 소유자와의 소통, 전현직 성공합 조합장들의 자문 활용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자문위원으로는 한형기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재건축 조합장이 꼽히고 있다.


한 조합장은 업계에서 스타 조합장으로 유명하다. 아크로리버파크를 3.3㎡ 당 최고 5000만원에 분양해 재건축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이후 다수 사업장에서 러브콜을 받아 직접 주민설명회 나서는 등 자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한 언론사에서 그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잡음도 일고 있는 상태다.

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8시까지 후보 추천서를 접수 받는다. 은소협, 은마반상회 양측은 추천서를 한장이라도 더 걷기 위해 마지막까지 속도를 내고 있다. 은마 소유주들은 서울시가 재건축 정상화를 약속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은마 역시 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앞서 은마와 같이 집행부와 소유주 간 갈등을 겪었던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등은 새로운 조합장을 뽑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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