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대한전선, 주가도 ESG도 '껑충'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김영상 기자 2021.06.14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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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장사 ESG 리스크 대해부]

두산·대한전선, 주가도 ESG도 '껑충'


국내 시가총액 상위 200대 기업들의 5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점수를 산출한 결과 최상위권에서는 한미약품 (315,000원 ▲500 +0.16%), 두산 (137,000원 ▲4,100 +3.09%)이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두산은 증시 주도주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시총 200위에 진입, ESG 통합 점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신한지주 (43,300원 ▼600 -1.37%), 농심 (391,000원 ▼3,000 -0.76%), 한화 (26,550원 ▼100 -0.38%), SK케미칼 (58,100원 ▼300 -0.51%) 등의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쌍용C&E (7,020원 ▲20 +0.29%)는 공장사고로,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는 D램 담합 이슈가 불거지며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대웅제약 (111,600원 ▼700 -0.62%)메디톡스 (132,200원 ▲1,500 +1.15%)와의 공방전이 부각되면서 순위가 미끄러졌다.



대부분의 ESG 평가사들은 1년에 한두번 평가에 그치지만, 머니투데이와 지속가능발전소는 월별 집계로 기업들의 ESG 개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13일 지속가능발전소에 따르면 5월 ESG 통합점수 1위(시총 200위 기준)는 유한양행 (72,300원 ▼900 -1.23%)(69.72)로 지난 4월과 같았다. 한미약품(68.88)이 지난달 6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고, 삼성전기 (148,000원 ▲4,800 +3.35%)(65.74)는 3위를 유지했다. 지난달 2위였던 LG생활건강 (390,500원 ▼1,500 -0.38%)은 4위(65.44)로 밀렸다.



지속가능발전소는 기업들이 실제 공시한 ESG 내역을 평가한 PA(Performance Analysis, 이하 성과점수)와 최근 1년간 뉴스를 통해 분석한 IA(Incident Analysis, 이하 리스크 점수)를 계산해 통합점수를 산출한다. 집계 기간 동안 악재가 사라진다면 순위가 상승하고, 새로운 문제가 등장하면 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두산 주가 급등에 시총 200위 진입...ESG 상위 기록
이 외에 상위 10위권 내에서는 소폭의 순위 변화만 있었다. 삼성에스디에스 (151,500원 ▼500 -0.33%)(64.51), 만도 (32,800원 ▼50 -0.15%)(64.37), LG이노텍 (209,000원 ▲21,800 +11.65%)(64.03), 현대글로비스 (178,000원 ▲1,000 +0.56%)(63.98), LS ELECTRIC (156,600원 ▲3,400 +2.22%)(63.59),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41,500원 ▲5,000 +2.11%)(63.34) 등 ESG 우수 성적을 받은 기업들은 위험 관리에 꾸준히 힘쓰는 모습이다.

11위~50위 중상위권에서는 두산이 등장했다. 두산은 5월 한달간 38.3%가 뛰어오르며 시총이 1조4326억원으로 187위로 진입했다. 두산의 ESG 통합점수는 62.91로 13위를 기록했다. 두산은 CSR(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통해 기업 활동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지주도 4월 46위에서 5월 20위로, 농심은 41위에서 25위로, 한화는 73위에서 44위로, SK케미칼은 76위에서 46위로 껑충 뛰었다.

신한지주는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피해자 배상안을 수용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게 내렸던 금감원의 중징계도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졌다. 농심은 면류, 생수 등에서 많은 플라스틱 식품 포장재를 배출하고 있지만 페트병 경량화, 라벨 없애기 등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5월에는 증권 시장 스타일 변화로 주가가 상승, 시총 200위권으로 새로 포함된 기업들이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시총이 100위 후반이었지만, ESG 점수는 중상위권에 위치해 '대기업만 우수한 ESG 점수를 받는다'는 편견에서 벗어났다.

대한전선 (12,650원 ▲250 +2.02%), 금호타이어 (6,490원 ▲70 +1.09%), 세방전지 (94,200원 ▼700 -0.74%), 롯데칠성 (127,000원 ▼200 -0.16%)은 5월에 시총 200위에 진입했는데, ESG통합점수 순위는 51위, 59위, 66위, 91위를 기록했다. 대한전선은 신재생에너지, 세방전지는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롯데칠성은 국내에서 최초로 생수에서 페트병 라벨을 없앴다. 기존 기업 중에서는 KT&G (89,400원 ▼300 -0.33%)가 94위에서 61위로 크게 올랐다.

SK하이닉스·쌍용C&E·대웅제약·메리츠화재 순위 하락
반면 SK하이닉스는 4월 27위에서 5월 50위로, 삼성중공업은 45위에서 76위로, 쌍용C&E는 28위에서 85위로, 현대백화점은 50위에서 87위, 메리츠화재는 113위에서 150위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미국에서 D램 가격 담합 이슈로 집단 소송을 당해 리스크가 커졌다. 미국 현지 로펌인 '하겐스 버만'은 D램 가격을 부풀려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혐의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집단 소비자 소송을 제기했다.

쌍용 C&E는 강원도 공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숨진 점이 순위를 끌어내렸다. 시멘트 공장에 있는 천장 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쌍용 C&E는 또 산업 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둘러싸고 제천시민 단체와 갈등을 겪고 있다.

메리츠화재 (51,600원 ▼2,700 -4.97%)는 배당금 축소에 주가와 ESG통합점수 모두 하락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달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 배당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 평균 메리츠화재의 배당성향은 35%였다. 메리츠화재 주가도 지난 한달간 10.5%가 하락했다.

150위 이하의 하위권에서는 대웅제약이 154위에서 176위로 크게 떨어졌다. 메디톡스와의 공방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21개월간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ITC는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21개월간 대웅제약의 나보타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해당 결정에 대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했지만 ITC는 지난달 "항소 진행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외에 최하위권 순위 변동은 크지 않았다. LG (79,100원 ▼100 -0.13%)는 ESG통합점수 198위, 에이치엘비 (108,500원 ▲1,800 +1.69%)는 199위, 롯데지주 (26,500원 ▼300 -1.12%)는 200위로 4월과 순위가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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