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경항공모함 개발모형. 실물의 150분의 1 크기다 /사진=최민경 기자
지난 9일 찾은 부산 '국제 해양방위사업전(MADEX)'에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부스가 단연 눈에 띄었다. 두 조선사는 내년 입찰이 예상되는 '한국형 경항공모함(CVX)' 최신 모형을 전시하며 홍보에 열심이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무기이기 때문에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만 항공모함을 갖고 있다. 한국형 경항모 사업은 건조 비용 약 2조300억원, 연간 운용비용은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내년 기본설계에 들어가 2033년 전력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중공업은 개념설계를 마쳤다.
기존 경항공모함 개념설계 모형(위), 현대중공업이 새로 설계한 경항공모함 최신 모형(아래). 최신 모델은 함정 앞쪽에 스키점프대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사진=최민경 기자
기존 개념설계 모델과 가장 달라진 것은 '스키점프대'다. 기존 모델이 헬기와 VTOL 전투기 등의 운용에 주력한 '강습상륙함'에 가깝다면, 이번에 새로 제시한 모델은 스키점프대를 활용해 고정익 전투기를 더 잘 운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는 영국 항공모함인 퀸엘리자베스함의 특징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이 퀸엘리자베스함 설계의 50% 이상을 담당한 영국 군수지원 기업인 '밥콕'과 협력해 설계한 만큼 그 영향을 받았다. 스키점프대가 있으면 평갑판보다 함재기가 더 많은 무장을 달 수 있고 연료도 많이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현대중공업은 기존 일체형이던 함교·통제탑을 퀸엘리자베스함처럼 2개로 분리해 비행갑판 운용능력 및 유동분포를 개선했다. 함교가 2개면 한쪽이 적에게 피격돼도 다른 쪽으로 작전을 이어갈 수 있다. 함재기를 격납고에서 갑판으로 오르내리는 승강기도 좌·우현에 각각 1개씩 둬서 적의 공격으로부터 유리하게 설계했다. 갑판 폭이 기존 모델보다 넓어져서 좌·우 양쪽으로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단 설명이다. 이외에도 미래 확장성을 위해 무인 드론, 무인 항공기와 무인 함정을 탑재할 수 있는 설비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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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경항공모함 모형/사진=최민경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설계 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소티 생성률(sortie generation rate)'이다. 일정 시간 내 전투기의 출격 가능 횟수를 뜻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소티 생성률을 높이기 위해 소티 산출 시뮬레이터를 자체 개발해서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했다.
대우조선해양 경항공모함 모형. 갑판 밑에 전투기 12대를 수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뒀다./사진=최민경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이전부터도 핀칸티에리와 기술 협력을 진행했지만, 전날 MADEX에서 공식적으로 기술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항모 관련 미확보 기술을 대우조선해양이 자체적으로 확보해 해군에 제공하기 위해 핀칸티에리와 계약했다"며 "방사청에서 배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둔만큼 그에 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