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성남(경기)=이기범 기자 leekb@
정글은 카이스트 전산학부 졸업생인 장 의장이 류석영 카이스트 전산학부장, 이병규 스파르타코딩클럽 대표와 의기투합해 만든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사관학교'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5개월간 합숙하며 과거 청년 장병규가 그랬듯 주 100시간 이상 코딩에 몰입한다. 올해 정글은 이같은 '장병규 키즈'를 100명 가까이 배출할 전망이다. 장의장은 후배 개발자를 위해 기꺼이 재능기부에 나섰다.
앞선 1기는 취업준비생뿐 아니라, 이미 기업에 취업한 이들도 지원해 새벽 2~3시까지 주 100시간의 '스파르타식' 자기주도 학습을 이어갔다. 사실상 하루 14시간씩 코딩에 몰두한 셈이다. 여기엔 방학 때마다 학교에 남아 주 80시간씩 코딩을 하며 실력이 일취월장한 장 의장의 대학 시절경험이 반영됐다. 장 의장이 수강생들에게 "과거의 나를 바라보는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사진=SW 사관학교 정글
장 의장은 "주 100시간을 강조하는 이유는 적절한 환경에서 몰입했을 때 얼마나 빨리 변화할 수 있는지 많은 사람이 모르기 때문"이라며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코딩하면 압축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팀 위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문제해결과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다"라며 "정글은 단순 취업이 아니라 5~10년 뒤에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개발자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자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글을 SW 인재 양성을 위한 기업·대학 간 우수 협력사례로 소개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정글과 같은 민관 협력사례를 늘려 오는 2025년까지 약 9만여명의 SW 인재를 추가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업계에서 예상하는 부족 인력 2만9000명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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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역시 향후 100~200명 단위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 의장은 "1기 수강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라며 "성과에 대해 말하기엔 이르지만 훌륭한 개발자를 배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자 양성이 업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그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멘토로도 계속 참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장이 국내 개발자 양성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장 의장은 지난해 1월 카이스트에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한 데 이어, 최근 카이스트 출신의 크래프톤 전·현직 구성원 11명과 총 55억원의 기부금을 냈다. 여기에 크래프톤도 55억원을 보태 총 110억원으로 전산학부 건물을 증축하기로 했다.
장 의장은 "열정적으로 배우는 학생들을 보면 나도 열의를 가질 수 있다"라며 "후배들이 한 번쯤은 내가 하는 일에 온전히 몰두하며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