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SDI, 스스로 불끄는 ESS 또 진화…하반기 출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우경희 기자 2021.06.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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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삼성SDI ESS시설/사진=삼성SDI미국 캘리포니아에 설치된 삼성SDI ESS시설/사진=삼성SDI


99.9%도 부족해 100% 안전을 지향하겠다던 삼성SDI가 조용히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화재 및 화재 확산 방지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양산을 예고하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기존 대비 성능 향상된 특수 소화(消火) 시스템이 적용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개발 막바지 단계에 이르러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화재 예방 대책으로 화재로 인한 고열 감지시 화재 확산을 막도록 즉각 소화되는 ESS 시스템을 선보인 지 약 2년 만의 '업그레이드'(개선) 사항이다.



ESS는 배터리 셀, 그 셀을 묶은 모듈, 그 모듈을 묶은 랙으로 구성된다. 삼성SDI가 개발한 특수 소화 시스템은 ESS 모듈 상부에 덮개 형태로 장착돼 있어 화재로 인한 고열 감지시 미세한 캡슐로 만들어진 소화제가 비 내리듯 자동으로 터져나와 즉시 불을 끄고 배터리셀 온도를 낮춰준다.

이번에 개선된 특수 소화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에 '분사' 기능을 더해 소화제가 좀 더 강력하고 신속하게 떨어져 화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지난 2019년 삼성SDI는 화재 예방을 위해 2000억을 투입, ESS 생태계 복원 대책을 발표했었다. 연이은 ESS화재가 업계 숙제로 거론되던 때다. 당시 정부 조사결과 원인이 분명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삼성SDI는 대책 발표 당시, 새 시스템을 선보인 것은 물론 삼성SDI 배터리셀과 모듈이 적용된 전국 1000여개 ESS 사업장에 일괄적으로 새 시스템을 적용키로 했다. 이같은 설치 작업은 지난해 하반기를 즈음해 모두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에 취재진을 초청하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ESS 안전성 100% 달성'을 약속했다. 배터리 생산공정, 설치, 운영 단계를 꼼꼼히 관리해 99.9%도 아닌 100%의 안전성을 지키겠단 확고한 의지였다. 이번에 출시된 ESS는 이후로도 삼성SDI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제품 개발에 매진해 왔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삼성SDI 내부에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에 대해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불을 다스리는 기술"이라며 업의 본질에 대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한 것은 업계 유명한 일화로 전해진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전 사장은 "품질 눈높이를 PPM(Parts Per Million)이 아닌 PPB(Parts Per Billion) 이상으로 높여가야 한다"며 "최첨단 제품의 성능을 좌우하는 배터리와 전자재료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 대비 제품 품질을 1000배 이상 세밀하게 관리하자는 독한 의지였다.

현재 삼성SDI는 개발, 제조, 품질 관리 등 배터리에 대한 종합적 안전성 기술을 지속 확보해 적용 중이다. 예를 들어 개발 부문에서는 소재 코팅 및 난연성 전해액 첨가제 등 열에 강한 배터리 소재 기술을 보유중이다. 또 과전류 방지 퓨즈, 강제 차단 회로 등 다양한 안전성 기술도 개발해 적용중이다.

고객에게 배터리를 출하하기 전 수 천 여개 배터리를 테스트하던 것을 수 십 만 개로 확대하는 공정도 도입해 품질에 대한 완성도를 한 층 더 강화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힘입어 ESS 및 EV(전기차)용 전지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유럽향 EV와 미주향 ESS 배터리 출하 확대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올해 연간 기준으로 전사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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