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세 꺾였다…5월 가계대출 1.8조원 감소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1.06.1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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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청약 이벤트 영향

자료=금융위, 금감원자료=금융위, 금감원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 4월 말 진행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으로 폭증했던 신용대출이 청약 절차가 끝난 5월 초 대부분 상환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5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4월 말보다 1조8000억원 줄었다. 지난 4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25조4000억원 불어났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지난 4월28일과 29일 진행된 SKIET 공모주 일반청약 절차가 종료된 후 5월 초 청약금 잔액 환불이 이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복 청약 막차'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끈 SKIET 청약 최종 경쟁률은 239.06 대 1에 달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로 상당 부분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지난 4월 28일과 29일 이틀 간 은행권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9조6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위는 이틀 간 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의 기타대출이 약 15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이후 은행권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청약증거금 환불이 이뤄진 지난달 3일 하루에만 7조8000억원 감소했다. 청약에 참여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끌어다썼던 사람들이 청약 절차 종료 후 이를 되갚았다는 의미다.

이런 까닭에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한다는 분석도 있다. 3월 말과 비교하면 두 달 새 가계대출은 23조6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를 한 달 평균으로 단순 계산하면 약 11조80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올 들어 1월 증가액(10조4000억원), 2월 증가액(9조7000억원), 3월 증가액(9조1000억원) 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전년 동월대비 가계대출 증가율로 따져봐도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율은 9.6%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4월 증가율(10%)보다는 하락했지만 1월(8.5%), 2월(8.5%), 3월(8.5%) 대비로는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가계대출 감소는 4월 중 공모주 청약 등으로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대출이 5월 중 증거금 환불 등으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계대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가계부채 연착륙과 상환능력 위주 여신심사 관행 정착을 위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일관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지난 4월보다 다소 완화됐다. 5월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조5000억원 늘어 4월 증가폭(5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3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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