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례회의에서 카카오손보의 보험업 진출을 예비 허가했다. 카카오손보는 6개월 안에 자본금 출자, 인력채용과 물적설비 등 예비허가 요건을 이행한 뒤 금융위에 본허가를 신청하고, 본허가를 받으면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손보가 정식 출범하면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에 이어 국내 세번째 디지털 보험사가 된다. 보험사가 아닌 다른 업종의 회사, 특히 빅테크(대형IT기업)가 보험사를 만드는 첫 사례기도 하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데 필요한 보상이나 손해사정 등에 적지 않은 인력과 노하우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당장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쪽으로 선회했다. 대신 카카오페이증권이 자리 잡은 것처럼 가입자의 편의성을 높여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카카오손보는 출범 후 소비자가 참여하는 'DIY(Do It Yourself) 보험' 등 일상생활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예컨대 지인과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 보험이나 휴대폰 파손보험, 카카오키즈 연계 어린이보험 등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한 △택시안심 △바이크 △대리기사 보험과 카카오 커머스 반송보험 출시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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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를 활용해 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간편하게 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험금 지급 심사도 신속하게 진행해 기존 손해보험 시장의 판도를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검증된 플랫폼을 통한 강점이 확실한 만큼 상품 경쟁력과 서비스의 혁신성이 카카오손보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의 경우 캐롯손보 등 디지털 손보사 뿐 아니라 기존 보험사들도 이미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월 보험료 500원으로 코로나19(COVID-19) 등 주요 특정감염병 사망을 보장받는 감염병 특화 보험도 있고, 하루에 1000원만 내면 홀인원이나 자전거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도 판매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손보가 막강한 플랫폼을 활용해 소위 '수수료 따먹기'에만 집중한다면 경쟁력 있는 보험사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카카오가 파는 보험은 다르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줄 수 있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