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단체여행' 소식에 훨훨…여행·항공주, 내년엔 최대 실적?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6.1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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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단체여행' 소식에 훨훨…여행·항공주, 내년엔 최대 실적?


해외 단체 여행 재개 소식에 여행·항공주가 축포를 터뜨렸다. 1년 넘게 부진을 겪어온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그간 억눌려온 이연 수요와 가격 인상 등이 겹치며 내년 사상 최대 실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대한항공 (20,650원 ▼100 -0.48%)은 전일 대비 1300원(3.98%) 오른 3만4000원에 마감했다. 티웨이항공 (2,615원 ▲5 +0.19%)(19.24%), 진에어 (13,450원 ▲180 +1.36%)(5.05%), 제주항공 (10,730원 ▼40 -0.37%)(5.87%) 등 다른 항공주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항공주뿐만 아니라 여행주도 강세였다. 하나투어 (59,500원 ▲1,300 +2.23%)(3.68%)를 비롯, 참좋은여행 (6,940원 ▲20 +0.29%)(3.17%), 모두투어 (16,150원 ▲250 +1.57%)(1.02%), 레드캡투어 (14,950원 ▼100 -0.66%)(1.03%), 노랑풍선 (7,090원 ▼40 -0.56%)(1.49%) 등이 모두 올랐다.

백신 접종에 한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한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방역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접종을 완료한 분들에 한해서 이르면 다음달(7월)부터 단체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며 "접종을 마치고 출입국시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별도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5개 방역 신뢰 국가·지역과 트래블 버블(TravelBubble·여행안전권역) 의사를 타진해왔다. 트래블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상호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자가격리를 면제해 일반 관광목적의 국제이동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미 국무부가 한국 여행 경보를 최저 수준으로 낮춘 것도 호재가 됐다. 8일(현지시간) 국무부는 미국인에 대한 한국 여행 경보를 기존의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여행 경보를 3단계에서 2단계로 하향한 뒤 6개월여 만이다.


국무부는 미국인을 상대로 국가별 여행 경보를 △1단계 '일반적 주의' △2단계 '강화된 주의' △3단계 '여행 재고' △4단계 '여행 금지' 등으로 나눈다. 1단계는 위험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미국의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한국 여행 보건 수준을 1단계로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두고 국무부는 "한국의 코로나19 감염률이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5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해외 여행이 본격 재개된다면 여행·항공주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려왔던 여행 수요를 고려하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정책의 초기 혼선에도 불구하고 접종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며 "그만큼 팬데믹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해외여행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920만236명으로, 지난해 말 주민등록인구현황(5134만명) 대비 17.9%다.

최 연구원은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이중 여행비지출전망도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다"며 "여객 흑자전환은 내년 1분기로 예상되지만 예약은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 현금흐름 BEP(손익분기점)는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연 수요까지 폭발하면 여행 업종의 경우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사스나 원전 사태 이후 이연 수요가 4년 이상 지속됐기 때문에 수요는 예상보다 더 오래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부터 사상 최대 영업이익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연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노선)에 따른 높은 가격 인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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