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ETF·원자재·해외펀드' 날았다..국내 주식펀드는 '고전'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정인지 기자 2021.06.1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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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펀드결산①]ETF·해외펀드 '두각'..대형 운용사 쏠림 현상

올 상반기 'ETF·원자재·해외펀드' 날았다..국내 주식펀드는 '고전'


올 상반기 펀드시장에서는 국내 ETF(상장지수펀드)와 해외투자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두각을 나타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자 방향성을 잃은 단기 자금이 MMF(머니마켓펀드)로 대거 유입된 점도 눈에 띈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익률 부진과 차익 실현성 환매 증가 등으로 자금 유출이 어이지고 있다.



ETF·해외펀드, 수익률·자금유입 강세..MMF 등 단기금융에 돈 몰려
9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수익률 상위 50개 펀드에 ETF 26개, 해외투자 펀드 22개가 랭크됐다. 국내 부동산펀드와 주식형펀드는 각각 1개씩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와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가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한국투자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 ETF'는 72.53%의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 50개 펀드 중 2위를 기록했다. 수익률 1위는 86.81%를 기록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3' 부동산펀드다. 다만 이 펀드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어 일반인들의 투자가 불가능하다.

NH-Amundi베트남레버리지 펀드는 수익률 59.80%를 기록해 5위를 차지했다. 삼성베트남 펀드(41.64%), 신한스마트베트남VN30인덱스(36.86%), KB베트남포커스(32.71%) 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펀드 중에서는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69.72%),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43.53%), 삼성KODEX철강증권ETF(43.48%), KBKBSTAR200철강소재증권ETF(40.06%)이 4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KODEX철강증권ETF, KBSTAR200철강소재증권ETF, KBSTAR200건설증권ETF, TIGER200중공업증권ETF 등 업종 ETF들도 30~40%의 높은 수익을 보였다. 올해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조명을 받은 덕분이다.

자금유입 상위 50개 중 20위는 MMF(머니마켓펀드)가 휩쓸었다. 세계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 초단기채 펀드 등 단기 투자처로 몰리는 모습이다.

자금유입 1위는 IBK그랑프리국공채MMF로 연초 이후 2조7046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교보악사프라임법인MMF(2조6817억원), 현대클린법인MMF(2조1085억원), 신한BEST법인용MMF(1조985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또 2차전지, 전기차, 테크놀로지 등 테마형 펀드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되며 자금이 몰렸다.

ETF 중에선 '삼성KODEX2차전지산업'으로 연초이후 8999억원이 유입됐다. 같은기간 '미래에셋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와 '미래에셋TIGERKRX2차전지K-뉴딜증권'에는 각각 7634억원, 5249억원이 들어왔다.

해외투자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7144억원),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6893억원),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4045억원)에 돈이 몰렸다.

올 상반기 'ETF·원자재·해외펀드' 날았다..국내 주식펀드는 '고전'
대형 운용사 쏠림 현상..국내 주식형펀드 '부진'
올 상반기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대형 운용사와 중소형운용사들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형 운용사들은 ETF나 해외투자를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고 있지만 중소형운용사들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현재 국내에 등록된 자산운용사는 272곳에 이른다. 이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수익률 50위권 안에 자사의 13개 펀드를 랭크시켰다. 이어 삼성자산운용(10개), KB자산운용(8개), 한국투자신탁운용(7개) 순이다. 신한·키움·한화자산운용은 각각 2개씩을, NH-아문디·한국밸류·브이아이·대신자산운용 등은 각각 1개씩의 펀드를 수익률 50위권 안에 올렸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가 수익률 32.28%로 수익률 상위 50위권 안에 들었다.

자금유입 상위 50위권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50위 중 MMF, ETF, 단기채권을 제외하면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KTB자산운용의 'KTB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펀드가 유일하다. 연초 이후 3482억원이 들어와 상위 자금유입 펀드 50위를 기록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직접투자 열풍이 불면서 공모펀드가 외면을 당했고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 고난도 금융상품 규제 등으로 공모펀드 시장은 침체에 빠졌다"며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투자 여력이 되고 마케팅이 가능한 대형운용사들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 지속돼 운용사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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