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회적 가치, 측정했다면 다음은 인센티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6.1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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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어볼수록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다. SK가 3년째 이어온 관계사의 사회적 가치 측정 얘기다. SK하이닉스·SK텔레콤·SK이노베이션 3대 관계사의 지난해 사회적 가치는 총 6조6139억원.

숫자는 간단하지만 도출을 위한 체계는 복잡하다. 경제간접 측면에서 고용, 납세, 배당은 얼마나 했나, 비즈니스 측면에서 자원소비 절감, 환경오염 저감, 불평등해소, 노동취약계층 고용 통한 빈곤해소 등을 얼마나 했나, 사회공헌 측면에서 자원봉사, 기부 등은 얼마나 했나를 다 따진다.



측정식은 더 까다롭다. SK종합화학은 고강성 플라스틱 개발로 자동차 무게를 감소시켜 연비를 개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했다. 이 플라스틱 적용시 중형차 한 대 기준 무게를 10kg를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이산화탄소를 약 4.5%를 줄이는 효과다. 사회적 가치로 환산시 2018년 해당 제품을 통해 45억원의 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이런 식의 계산식이 수 백 여가지다.

딱봐도 경영 전문가들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회계, 환경, 기술, 사회 전문가들이 모여 합리적 방안을 도출한다. 시대 변화상도 반영해야 한다. SK가 사회적가치연구원을 따로 둔 이유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총수 결단이 없었다면이런 일은 못했을 것"이라고 입모은다.



결단은 옳았다. 전세계가 급격히 탈탄소 움직임에 동참중이고 ESG를 외면한 기업은 주주와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받는다. 최태원 회장은 시대적 변화를 빨리 읽었고, 어느때보다 과감한 결단을 내릴 시점에 책임지고 행동에 옮겼다.

목적은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사회가 살아야 기업도 산다는 의미에서 '실리주의'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가게를 살리려 골목상권을 살리는 장면이 겹쳐진다. SK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다른 소기업들에게도 매년 수 백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함께 하잔 의미다.

단 민간 기업이 홀로 하기엔 '선순환' 확산에 한계가 있다. 최 회장이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비즈니스포럼'에서 "측정을 통해 외부효과를 정량화해도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유인책이 없으면 기업은 외면하게 될 것"이라 강조한 것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그린 성장 가속화를 위해 이젠 기업 뿐 아니라 이젠 정부, 시민 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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