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중소형사들은 신용평가 회사들과 제휴를 우선 맺고 개인사업자CB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휴 모델로 사업성을 따져본 뒤에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계산이다.
당초 카드사들은 신용조회업을 겸영할 수 없었으나 카드사 개인사업자CB 사업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 과제로 선정되면서 가능해졌다. 더욱이 지난해 개인의 동의에 상관없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조치(비식별화)를 한 정보는 상업적으로 쓸 수 있게 한 이른바 '데이터3법'이 도입됐다. 혁신금융에 선정되지 않은 카드사들도 개인사업자CB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기존에 거론됐던 것처럼 카드사의 개인사업자CB 시스템이나 정보를 다른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개인사업자CB 시장 규모가 500억~6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기도 한다. 다수의 사업자가 참전하게 되면 그만큼 파이는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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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한때 개인사업자CB 사업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개인사업자CB를 향후 자사 대출 상품을 이용할 잠재적 고객 확보에 쓰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CB로 신용평가를 하면 대부업체나 불법사금융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던 고객들이 카드론 등 더 낮은 금리의 제도권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생긴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을 늘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개인사업자CB 기반 신용정보로 타 금융 기관 대출을 연계, 수수료를 통한 수익 창출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혁신금융 허가를 받고 '개인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현대카드가 사업장의 매출·업력·고객방문패턴·지리 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개인사업자CB 결과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나 저축은행 대출 상품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직접 판매를 포함해 대출 연계 등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개인사업자CB에서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