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되고 있다"…미얀마 군부, 아세안 비난에도 자화자찬

뉴스1 제공 2021.06.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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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미얀마 군부 총사령관 민 아웅 흘라잉. © 로이터=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소속 국가들이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 혼란스러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것을 비판하자 군부는 자신들이 세운 민주주의 회복 계획이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며 스스로를 옹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윈나 마웅 르윈 미얀마 외교부 장관은 지난 7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현 시점에서 군부는 쿠데타 이후 공개한 민주주의 5단계 로드맵에 대한 진전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난 2월1일 쿠데타 당시 군부가 약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와 지난해 11월 치뤄진 부정선거를 대체하기 위한 선관위 신설을 잘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 관영매체 글로벌 라이트는 군부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정부를 자처한 아웅산 수치 정권이 부정선거를 저질렀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권력을 다시 잡은 것이라며 자신들의 행동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이날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소속 국가들의 외교장관들은 미얀마 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군부가 지난 4월 합의한 5개 항목의 진행 상황이 지지부진하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도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지난 4월24일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미얀마 평화를 위해 Δ정치적 대화 시작 Δ폭력 종식 Δ인도적 지원 Δ정치범 석방 Δ아세안 미얀마 사태 특사 임명 등 5가지 내용에 합의했다.


아세안 국가 소속 외교장관들은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합의된 5개항을 지키지 않는 미얀마 군부를 압박했다.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은 "아세안의 외교 노력은 미얀마 내부에서부터 진정한 대화와 협상, 화해에 대한 의지가 있을때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솔직히 말해 합의된 내용의 진행 상황이 너무 더뎌 매우 실망한 상태"라고 이날 밝혔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도 "이번 회담 이후 다시 한번 미얀마 내에서 투명한 절차를 거쳐 합의된 5개항이 추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얀마 군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중국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 아웅 흘라잉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미얀마 내 희생자들은 늘어만 갔다. 미얀마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2월 1일 쿠데타 이후 현재까지 최소 845명이 보안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4500여명이 투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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