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14년 신약 노력, 1兆 성과 냈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6.0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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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본사 전경/사진제공=대웅제약대웅제약 본사 전경/사진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 (112,700원 ▲2,200 +1.99%)의 위식도역류질환치료 신약이 누적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멕시코와 브라질,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 미국에도 진출한 결과다. 국내에서는 34번째 국산 신약 허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회사가 해외 소송과 제품 판매금지 등 악재를 넘기며 14년간 신약 개발에 들인 노력이 본격적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대웅제약은 미국 뉴로가스트릭스(Neurogastrx)와 펙수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뉴로가스트릭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펙수프라잔의 임상·개발 및 허가를 담당한다.



대웅제약은 총 4억3000만 달러(약 4800억원)의 기술료, 펙수프라잔 미국 판매액에 따른 최대 두 자리 수 퍼센트의 러닝로열티(경상 기술료)를 받는다. 향후 국내에서 제조한 완제품 수출을 통한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계약 시점 뉴로가스트릭스 지분의 5% 및 이후 이 회사 기업공개(IPO)시점까지 총 13.5%의 지분을 받게 된다.

이번 계약을 통해 펙수프라잔은 중국, 중남미, 미국까지 단일품목으로 총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하게 됐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인 상해하이니와 펙수프라잔에 대한 약 3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와 약 136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특히 펙수프라잔이 겨냥한 미국 시장 규모가 만만치 않다. 전 세계 항궤양제 시장은 약 20조 원 규모로 형성돼 있는데 이 중 북미 시장이 약 4조2000억원 규모로 1위다. 그 다음이 중국 시장이다. 펙수프라잔은 미국, 중국, 브라질, 멕시코 4개국에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음으로써 전 세계 40%에 해당하는 시장에 진입할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대웅제약 14년 신약 노력,  1兆  성과 냈다
펙수프라잔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다.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ERD)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에서 8주간 식도 점막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결과 99%의 높은 내시경상 치료율을 나타냈다.

역류성 식도염(GERD) 환자에게 간혹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기침 증상 또한 완화됐다. 내시경상 치료와 식도염 증상 개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위산분비억제제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대웅제약은 2007년부터 펙수프라잔을 개발했다. 회사는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연구·개발)에 쏟아부었고 14년만에 나오는 그 결과물이 펙수프라잔인 셈이다.

해외 기술수출 성과를 올리는 펙수프라잔은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올해 3분기 전후로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이어 국내 34호 신약이 된다. 국내 시장 규모도 만만치 않다. 펙수프라잔이 속한 국내 소화성궤양 치료제 시장은 9000억원 규모로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펙수프라잔은 국내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으며 중국과 중남미에서도 현지 최고 제약회사들에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기술수출을 성공한 검증된 신약으로 이제 미국 진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며 "전문성을 갖춘 뉴로가스트릭스와 함께 펙수프라잔을 글로벌 최고 위산분비억제제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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