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융 신사업 키우는 은행들/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비금융', '플랫폼'을 경영 키워드로 삼고 사업 추진단을 꾸리거나 이종업계와 업무제휴를 활발히 하고 있다. 업종간 경계 없이 데이터가 오가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2018년 1월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손잡고 신한 쏠에서 MVP 투표, 결과 맞히기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일찍부터 비금융 사업을 키워왔다. 올해는 넥슨, 서울옥션블루 등과도 손을 잡았다. 신한 쏠에서 가입 아이템을 받고 미술품 등 실물자산을 디지털 지분 취득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엔 온라인 차량 정보 업체 '겟차'와 협업해 전기차 가격 조회, 리뷰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생활 서비스를 추가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는 건 '플랫폼 강자' 빅테크가 금융업에 진출한 데 따른 '반격'이다. 금융 영역을 독점할 수 없게 되면서 비금융 경쟁력이 절실해졌다. 금융업만으론 수익성 확대에 한계가 있어 신사업을 키우려는 측면도 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가 금융 영역으로 계속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은행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금융법 체계 안에서 가능한 일이 제한적이어서 이종업종과 제휴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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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은행 앱에 오래 머무르게 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고객이 거래은행을 자주 바꾸지 않기에 기존 은행 앱이 고객 수를 늘리려면 차별화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신한 쏠은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수가 1311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61만명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일각에선 비금융 신사업이 늘어나면서 은행 앱이 무거워지는 부작용을 염려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기술적 제휴도 늘려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서비스가 대박 날지 몰라 다양한 시도를 하느라 은행 앱이 복잡하고 무거워질 수 있어 다들 고민 중"이라며 "기술적인 해답을 함께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