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쇼크'에 신용등급 '빨간불' 파라다이스…'버텨야 산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6.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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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회복 전망에도 신용등급 강등…파라다이스 "유휴자산 매각·구조조정 등 비용절감 효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머니투데이DB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머니투데이DB


중국발 '한한령' 속에서도 고공행진을 펼치던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COVID-19)에 날개가 꺾였다. 거듭되는 '실적쇼크'로 신용등급에 경고등이 켜졌다. '백신 방파제' 효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쓰나미가 차츰 잦아들며 반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아직 끊어진 여행길의 복구 시점을 가늠키 어려워 위기감이 여전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파라다이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지난해 10월 A+(부정적)에서 A로 강등한 이후 7개월 만에 한 단계 더 내렸다. 한신평 측은 "코로나 장기화로 수요위축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회복시기가 불확실하다"며 "영업현금창출력 약화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연이은 신용등급 하락은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다. 외국인 카지노를 주력으로 복합리조트 사업을 전개하는 파라다이스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관광·레저 업종 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4544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53.6%) 났고, 영업손실만 8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방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제로(0)'에 수렴하며 사업의 근간인 카지노 영업이 무너졌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카지노 영업장 불이 꺼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호텔과 스파, 면세점 등 숙박·레저 인프라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영업이익(세전)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2019년 5배에서 지난해 35.2배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발생 직전까지 복합리조트를 발판삼아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전벽해' 수준으로 처지가 달라졌다. 파라다이스는 2017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를 개관, 2년 만에 누적 방문객 250만명을 달성하는 등 '한한령'에 따른 여행불황 시기에도 성과를 냈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사진=파라다이스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사진=파라다이스
그러나 갑작스러운 코로나 리스크에 '캐시카우'였던 복합리조트가 '아픈 손가락'이 됐다. 1조5000억원을 들여 33만㎡(약 10만평) 부지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조성하며 차입금이 급증했는데, 작년 실적부진으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약화하며 재무부담이 커졌다. 한신평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연결 기준 지난해말 순차입금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파라다이스시티 잠재력을 고려할 때 코로나만 종식되면 회복탄력성이 빠를 것이란 관측이다. 신용 경고등이 켜진 것과 달리 증권가 전반에서 파라다이스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가 격리 면제 조치까지 시행되면 빠른 속도로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 재개 기대감으로 스파·테마파크도 재개장할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회복 시점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부터 트래블버블(TravelBubble·비격리 여행권역) 등으로 인바운드 회복이 점쳐졌지만, 글로벌 팬데믹 지속과 더딘 백신접종으로 지연되고 있다. 오는 11일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카지노가 개장하는 등 대외환경도 녹록지 않다.


파라다이스는 여행 정상화 시점을 내년으로 잡고 회복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내수 공략과 비용절감 카드로 내년 버틴단 계획이다. 올해 초 부산 호텔 사무동을 1500억원에 매각하며 재무부담을 줄였고,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나고 있단 설명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국내여행 특수로 리조트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며 "카지노 경쟁력이 여전해 여행재개 시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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