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공식화폐 쓰던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 화폐로"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6.0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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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영상으로 참여했다. /사진=유튜브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영상으로 참여했다. /사진=유튜브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일상생활에서 쓰는 법정통화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사된다면 전세계 최초다.

CNBC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에 영상으로 참석해 "다음주 나는 의회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기술을 이용해 현대적인 금융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할 것이며, 이를 위해 디지털 지갑 기업 '스트라이크'와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이라 밝혔다.

법안이 통과되면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받아들이는 국가가 된다. CNBC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새로운 생각'은 의회 다수당이라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스트라이크 창업자 잭 말러스는 같은 컨퍼런스에서 "변혁적인 건 비트코인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최고의 기축자산이자 탁월한 통화 네트워크라는 점"이라며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은 법정 불환지폐(fiat currency) 인플레이션의 잠재적 충격으로부터 개발도상국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달러화를 공식 화폐로 사용하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현금 사용 비중이 매우 높은 국가로, 약 70% 국민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전반적으로 금융 인프라가 부족하다. 해외에서 엘살바도르로 송금하는 돈은 엘살바도르 국내총생산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현재 외환송금 서비스에는 약 10%의 수수료가 붙는다.



CNBC는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서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현지에선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금융 생태계 구축 팀이 꾸려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월 엘살바도르에선 스트라이크가 모바일 결제 앱을 출시해 인기를 얻으며 엘살바도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부켈레 대통령은 포퓰리스트 정당으로 평가되는 '새로운 생각'을 이끌며 2019년 대선을 통해 취임했다. 그러나 부켈레가 이끄는 의회는 최근 부켈레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검찰총장과 대법관들을 축출해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의 경찰 및 공공 정부기관에 제공해 온 경제적 지원을 거두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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