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코로나 혈장치료제 상용화 중단…식약처 허가신청 취하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6.0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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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스1  /사진제공=뉴스1


GC녹십자가 코로나19(COVID-19) 혈장치료제 상용화를 포기했다. 단 의료 현장에 치료 목적의 약을 제공하고 연구는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GC녹십자 (121,300원 ▼3,900 -3.12%)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허가신청을 자진 취하한다고 4일 공시했다.

지코비딕주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분획치료제다. 적응증은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환자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GC녹십자는 지난 4월 30일 식약처에 지코비딕주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해달라고 신청했으나, 이달 11일 식약처는 미승인 결론을 내렸다. 당시 개최된 품목허가 검증 자문단 회의엔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등 5명이 참석했다.

식약처는 당시 임상 3상 시험을 조건으로 허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제출된 초기 임상 2상 시험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만으로 치료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임상시험 결과를 추가로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지코비딕주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해 모두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녹십자가 제출한 임상시험 자료는 국내에서 수행된 초기 2상(2a상) 임상시험 1건이다. 12개 임상시험기관에서 환자 63명에게 공개·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위약(생리식염수)을 투여하는 환자군(대조군, 17명)과 시험약 3개 용량을 투여하는 환자군(시험군, 2500㎎ 15명, 5000㎎ 15명, 1만㎎ 16명)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자문단은 녹십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의 설계와 목적이 치료 효과 입증을 위한 허가용이 아닌 후속 임상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됐다고 봤다.

자문단은 또 녹십자가 제출한 초기 2상 임상시험 자료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주평가지표) 설정이나 통계학적 검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11개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효과 차이는 전반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자문단은 녹십자가 제출한 자료를 종합할 때 초기 2상 임상시험 결과는 당초 계획한 대로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만을 제시한 것으로, 입증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GC녹십자는 이를 수용해 품목허가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대신 지코비딕주가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치료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공시를 통해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진행 중인 지코비딕주의 'SARS-CoV-2' 변이 바이러스 유효성 연구에 지원 및 협력을 지속하고, 코로나19(COVID-19) 완치자 중화항체 측정을 통한 장기 3년 면역원성 연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GC녹십자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상용화를 중단했지만 국내에서 대웅제약, 종근당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1호' 코로나19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주'(레그단비맙)는 지난 3일 0시 기준 78개 병원 4174명의 환자에게 투여됐다.

혈장치료제의 경우, 임상시험 목적 이외의 치료목적으로 47건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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