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탈모人 잡아라…주사제부터 RNAi 다양한 신약 도전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1.06.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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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종근당, 주사제 개발…지난해 국내 시장 규모 역대 최대

1000만 탈모人 잡아라…주사제부터 RNAi 다양한 신약 도전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먹는 탈모 치료제뿐 아니라 주사제, RNAi(리보핵산 간섭), 역분화줄기세포(유도만능줄기세포)물질 등 신기술을 이용한 신약까지 다양한 탈모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편의성을 높인 치료제, 차세대 탈모치료제로 잠정 탈모환자 1000만명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112,200원 ▼100 -0.09%)은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 (8,160원 ▲150 +1.87%)과 손을 잡고 탈모치료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3사는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최대 3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으면되는 치료제다. 기존 탈모치료제의 경우 경구용(먹는약)으로 매일 먹어야하지만 주사제는 약효가 오래 가 기존 치료제보다 편리하다. 병원을 방문해 투약하는 제제 특성상 오·남용과 부작용의 위험도 적다.

종근당 (101,800원 ▼1,300 -1.26%)도 탈모 치료 주사제 'CKD-843'를 개발 중이다.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1상 승인을 받았다. CKD-843의 주요 성분은 대표적인 탈모 치료 성분인 '두타스테리드'다.



두 업체가 주사제 개발에 나선 것은 탈모 환자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 반면 여전히 탈모 치료제는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탈모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6년 21만2916명에서 지난해 23만478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탈모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로 의료계와 제약업계에서는 잠재적인 탈모환자가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치료제뿐 아니라 관련 화장품, 식품, 의료기기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탈모 관련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추정된다.


반면 탈모 치료제 시장은 10여년 이상 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와 GSK의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가 양분하고 있다. 나머지 치료제들도 대부분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의 제네릭(복제약)일 뿐이다.

이에 첨단바이오 기술을 활용해 아예 새로운 성분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 전문 기업 티앤알바이오팹 (8,130원 ▼120 -1.45%)은 최근 에피바이오텍과 탈모치료제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해 탈모치료용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역분화줄기세포는 다 자란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를 주입해 모든 장기로 자랄 수 있도록 만든 세포다.

티앤알바이오팹은 지난해 경북대와의 협업을 통해 역분화줄기세포 세포주를 확보했다. 에피바이오텍은 뒷덜미 모낭 2~3개로 발모 효과를 낼 수 있는 모유두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자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올릭스 (15,600원 ▼400 -2.50%)는 신기술로 꼽히는 RNAi를 이용해 탈모치료제 'OLX104C'를 개발 중이다. RNAi는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만드는데 관여하는 mRNA(메신저리보핵산)와 결합 또는 분해해 문제 단백질의 형성을 막는 기술이다.

올릭스와 원종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팀이 인간 모낭세포에 OLX104C를 시험해본 결과, OLX104C가 인간 모유두세포에서 남성형 탈모를 일으키는 요소 중 하나인 안드로겐 수용체 발현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OLX104C는 올해 초 동물시험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JW중외제약 (30,600원 ▲950 +3.20%)은 세포의 증식과 재생을 조절하는 Wnt 신호전달 경로를 활용한 탈모치료제 'CWL080061'을 개발하고 있다. CWL080061은 탈모 진행 과정에서 감소하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줄기세포와 모발 형성에 관여하는 세포를 증식한다. 현재 전임상 단계로 내년에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탈모치료제는 매일 먹어야한다는 불편함이 있고, 매우 드물지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며 "탈모 치료제 시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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