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괜찮아" 친환경 돌풍...픽업용기 매출 '껑충'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6.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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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유리제조전문기업 SGC솔루션이 출시한 포장용 유리용기 '글라스락 픽업용기' 자료사진./사진=SGC솔루션생활유리제조전문기업 SGC솔루션이 출시한 포장용 유리용기 '글라스락 픽업용기' 자료사진./사진=SGC솔루션


친환경 배달문화가 확산되면서 다회용 포장용기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포장음식을 담아가는 이른바 '픽업용기(포장용기)' 사용이 MZ세대(1980년~200년대생)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3일 생활용품업계에 따르면 SGC솔루션(옛 삼광글라스)가 지난 3월 출시한 글라스락 픽업용기 5종은 기존 제품 판매량보다 50% 이상 높은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SGC솔루션 관계자는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회용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포장주문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SGC솔루션이 선보인 픽업용기 5종 중 3종은 현재 품절상태다. 신제품은 배달음식 메뉴로 인기 높은 떡볶이·족발 감자탕, 찜닭 등의 음식 포장이 쉽도록 부피와 깊이를 조절했다. 열은 물론 충격에도 강한 글라스락 고유의 내열강화유리 소재로 만들어져 운반 시에 떨어뜨리거나 부딪혀도 쉽게 깨지지 않는다.

특히 다회용 포장용기 문화가 확대되면서 생활용품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일회용품 중심의 배달문화가 픽업용기나 다회용 제품으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SGC솔루션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경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사용자는 배달음식을 주로 시켜먹으면서도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다.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 (8,700원 ▲10 +0.12%)은 대학생 대회활동인 '그린메이트'를 운영하면서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등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락앤락의 컬러스텐용기를 활용해 햄버거나 떡볶이, 아이스크림, 베이커리 등을 포장지 없이 담아 오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는 활동이다.

락앤락  대학생 대회활동 '그린메이트' 참가자 중 다회용기 사용미션 자료사진./사진=락앤락 락앤락 대학생 대회활동 '그린메이트' 참가자 중 다회용기 사용미션 자료사진./사진=락앤락
락앤락 관계자는 "배달 이외에도 음료와 디저트를 포장재 없이 담아오는 활동이나,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굿바이 일회용컵챌린지' 등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식품 이외에도 재사용 할 수 있는 화장품 용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킨케어 브랜드 파파레서피와 협업한 제품이다.

SGC솔루션은 방문포장 시 다회용기를 이용하면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했다. 남다른감자탕은 포장 주문시 SGC솔루션의 글라스락 제품을 사용하면 1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다. 이 밖에도 서울시·서울환경운동연합·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위메프오 등 7곳이 참여하는 '내 그릇 사용 캠페인'도 추진 중이다. 이달 부터 포장주문 고객 중 추첨해 픽업용기를 제공한다.


다회용기 이외에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는 점차 확산 추세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국내 주요 배달 앱 3사는 고객의 별도 요청 시에만 일회용 수저·포크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포장·배달 주문 시 별도로 수저를 선택하지 않으면 일회용 수저와 포크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다회용기 사용문화가 단기성에 머물러 생활용품 수요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과거 중국음식점들이 다회용기로 배달·수거했지만 인건비 등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확산 등의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음식은 점주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비용문제를 넘어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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