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젊은 직원이 임원의 멘토가 되는 '역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임원 1명당 MZ세대 직원 3명이 연결된다. 멘토와 멘티는 방 탈출 카페를 가거나, 루프 탑 '감성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한다. MZ세대가 즐겨 쓰는 애플리케이션을 쓰고 후기를 공유하면서 디지털 트렌드도 분석한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MZ세대를 대표하는 경영진인 '주니어 보드'를 출범했다. 주니어 보드에 속한 'MZ세대 임원'들은 주 1회 만나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를 나누는 등 경영 방향을 논의한다. 회사의 '팬덤'을 형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고 사내 주요 현안에 대해 실제 임원들과 만나 역 멘토링도 했다.
CEO가 직접 젊은 직원과 격의 없는 대화도 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주 자회사 등을 방문해 직원과 만나는 '타운홀 미팅'을 2018년부터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53회째까지 마쳤다. 직원이 주도하는 대화의 장인 만큼 주제는 대인관계 고민에서부터 진로 고민까지 다양하다. 그룹 미래를 결정할 디지털 전략에 대한 논의도 안 빠진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부터 매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로 출근한다. 디지털 부문에서 일하는 젊고 창의적인 직원이 모인 '캠퍼스'에서 권 행장은 메타버스 등 디지털 혁신 기술에 대한 세미나인 'D-Talk'를 여는 등 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다. 매월 정기 간담회 'With CEO'를 개최해 디지털 관련 아이디어 등 일반 행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있기도 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MZ세대는 향후 금융사의 핵심 고객이라는 점과 디지털 문법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금융사가 적극 소통하고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임원과 젊은 직원이 만날 기회가 없다 보니 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상하관계를 뒤집는 역 멘토링 등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며 "구성원 사이에 '조직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