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휴사가 원해"···PLCC 협업 공식도 바뀐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21.06.03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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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특정 브랜드의 서비스 혜택을 특화한 카드사들의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표시신용카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PLCC 개념을 현대카드가 한국 현실에 맞게 재설계한 게 시작이었는데 지난해 스타벅스 카드 출시를 계기로 대중화되는 양상이다. 카드사가 PLCC 협업을 제휴사에게 제시하던 제휴 공식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제휴사가 카드사에 먼저 타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PLCC 바람이 당분간 거셀 것으로 보인다.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올해 들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이케아 등 글로벌 제휴사 뿐만 아니라 LG하우시스·SK렌터카 등 국내 라이프스타일 관련 업체들과 손잡고 PLCC 관련해 광폭 행보를 보였다. 조만간 다른 상품인 뷰티서비스 관련 PLCC도 준비중이다.



신한카드의 새로운 카드가 공개되면 삼성카드의 카카오페이 카드와 롯데카드의 핀크 카드에 이어 이번 주에만 세 번째 PLCC 론칭이 된다. PLCC를 내놓지 않았던 우리카드도 상반기 중 연달아 3종의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도 PLCC 라인업을 조만간 추가한다. PLCC 출시 봇물이 터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는 현대카드가 스타벅스·대한항공·쏘카 등과 손잡으며 PLCC 시장을 개척한 게 이제는 업계 전체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제휴사들이 더 적극적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PLCC에 관심이 있는 제조·서비스 업체들이 단수나 복수의 카드사에 서비스 탑재 가능성을 문의한다"며 "제휴사가 PLCC 동맹을 제안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페이 PLCC가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페이가 복수의 카드사에게 특정 조건의 PLCC 출시할 수 있는지 의사를 물었고 삼성카드가 응했다. 삼성카드의 첫 PLCC 탄생이었다. 기존 제휴카드의 리뉴얼을 논의하다 데이터 협력 등을 이유로 PLCC 출시까지 한 단계 더 나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카드업계는 PLCC에 대한 인식 개선과 충성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락인(Lock-In)' 효과와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금융 관련 데이터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제휴사가 먼저 카드사와 접촉한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카드사와 제휴하는 게 고객 서비스나 관리 차원이었지만 이제는 사업적으로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PLCC 협력 모델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카드사들 역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마케팅에 큰 돈을 들이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PLCC를 선택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PLCC가 한 때의 유행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카드업계에 존재한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객과 제휴사의 관심이 높다 보니 PLCC를 선보이고 있긴 하지만 직접적인 이익이 될 수 있을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며 "검증할 부분이 많아서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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