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도 놀랐다...'탈탄소' 자신감 보여준 韓 그린뉴딜 기업들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6.02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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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1.5.30/뉴스1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1.5.30/뉴스1


세계 이목이 집중된 P4G를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저탄소기술을 뽐냈다. 국격을 넘어 기업과 국가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기술이다. 기술을 뽐내는 한편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해 더 눈길을 끌었다.

P4G 정상회의가 31일 폐막한 가운데 1일 재계는 P4G를 통해 한국의 그린뉴딜 기술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한화그룹, 포스코, LG화학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일제히 탈탄소 그린뉴딜 기술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현재보다 미래를 더 기대하게 한다는 평이 나온다.



"기업 주도 변화,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
기술이 시장을 선도하는 트렌드는 이미 일반론으로 자리잡았다. 탈탄소 그린뉴딜 시장도 마찬가지 구조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각국이 환경규제 장벽을 높이는 사이에 기업들이 이에 발맞춰 기술을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정상회의에서 주제발표 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기업이 주도하는 작은 발전이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의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탈탄소 그린뉴딜은 외면할 수 없는 큰 흐름이다. 큰 트렌드를 읽고 미리 준비해 온 기업들이 관련 시장에서 앞서나간다. 단순한 철학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고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어떤 기업이든 지속가능 경영이 어렵다. 지난해 나온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보스 선언 2020'에 ESG가 가장 비중있게 언급된건 이미 기업들이 탈탄소 그린뉴딜에 대비해왔음을 잘 보여준다.

산업계는 특히 기업들이 책임을 함께 언급한 것을 이번 P4G의 정수로 본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강연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화석연료에 대해 각국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지 않는 한 기업들은 단기 이윤에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친환경 대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는 SK지만 아직 근간은 석유화학 등 화석연료다. 그런 최 회장이 먼저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모빌리티 부문이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이라며 "이를 해결하는 수단은 전동화(Electrification)"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제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 있다. 단호한 헌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두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수소 중심의 그린뉴딜 전환...준비했기에 말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책임을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은 준비된 기술에서 나온다.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뉴딜 기술에 일찌감치 투자를 시작한 한국 기업들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산업사이클이 올라가고 있다. 돈을 벌어 미래를 준비하는 구조가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글로벌 국가들만 관심을 갖고 있던 수소산업에 10년 전부터 전력투구했다. '넥쏘'로 대변되는 수소차의 현재는 눈부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일변도로 변신하는 반면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 로봇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모빌리티용 수소연료전지 기술 수준은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세계1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세계에 13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엔 국내에만 200대 이상의 수소버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트레이드마크인 사회적가치(SV)철학은 ESG 경영 시대에 빛을 발한다. 구호로 외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계량화하는게 특징이다. P4G 현장에서 "측정하고 인센티브를 주고 협력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고 제안한 것은 이를 바탕으로 한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수소환원제철'을 들고 나왔다. 쇳물을 만드는 제철 공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쓰는 획기적 공법이다. 경쟁상대인 현대제철과 함께 연구한다. "수소경제는 전세계를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끌어갈 핵심동력"이라는 최 회장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건 포스코가 앞서 걸어온 행보 덕분이다. 그는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서는 범 지구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년 전부터 이미 태양광을 연계한 탈탄소 그린뉴딜에 매달려 온 한화도 마찬가지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는 글로벌 정상들 앞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중지하면 수십억달러가 들어간 기존 자산이 쓸모없어진다"며 "탈탄소로 가는 중간연결고리로 한화가 앞서 확보한 수소혼소발전(LNG(액화천연가스)와 수소를 섞어 쓰는 형태)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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