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실패 쓴맛 본 바이오, 단점 보완하고 연내 상장 노린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6.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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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은 2019년 이어 상장 '오수' 도전…보로노이는 기술성평가 '삼수'

상장실패 쓴맛 본 바이오, 단점 보완하고 연내 상장 노린다


최근 1~2년간 기술성평가에서 대거 탈락했던 보로노이, 툴젠, 샤페론 등 바이오 기업들이 사업성, 지배구조 등 상장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상장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코오롱생명과학·신라젠 등 바이오기업의 임상시험 관련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거래소의 심사 잣대가 엄격해져 바이오기업들의 IPO(기업공개) 통과가 까다로웠다. 올해는 증시 활황으로 거래소의 상장 문턱이 낮아진 것도 이들 기업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난치성 항암제 개발기업 보로노이는 2019년 두 차례 기술성평가에서 고배를 마신 뒤 또 한 번 코스닥 상장을 시도한다. 지난 5월 기술성평가를 청구해 심사가 진행중이다.

코스닥에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두 곳 이상에서 'A'와 'AA' 등급을 받아야 하나 당시에는 'A', 'BBB' 등급을 받아 청구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회사는 기술성평가 탈락 이후 사업성 보완에 주력했다. 기술성평가에선 기술력 외에도 기술수출, 임상 현황 등 사업적인 측면을 평가한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오릭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했다. 계약금은 1300만달러(약 148억원)이고, 전체 계약규모는 최대 6억2100만달러(약 7200억원)다. 또 뇌암 치료제 'VN10072' 1상을 진행 중이며 DYRK1A 억제제와 RIPK1 억제제 등 저분자 화합물 기반의 표적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 툴젠도 올해 상장 '오(5)수'에 도전한다.

2015년 첫 코스닥 이전 상장에선 최대주주와 2대 주주 간 지분격차 이슈로 '고배'를 마셨고, 이듬해에는 유전자 가위 기술 특허권 실효성 논란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승인을 거부했다. 2018년에는 서울대가 보유한 특허를 김진수 단장에게 헐값에 넘겼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사 측에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 2019년에는 현재 최대주주인 제넥신 (7,270원 ▲10 +0.14%)과 흡수합병 계약까지 체결했으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에 청구한 주식매수 규모가 양사 예상치를 초과하면서 다시 합병이 무산됐다.


툴젠은 그간 문제가 됐던 특허기술 문제와 최대주주 지분 문제를 모두 해소하며 올해 다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제넥신은 지난해 12월 김진수 단장 등 툴젠 주요 주주와 주식교환과 유상증자 등으로 툴젠 지분의 최대주주(지분율 16.64%)가 됐다.

김진수 단장이 서울대 재직 시절 국책과제였던 유전자 가위 기술 관련 특허를 툴젠 명의로 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항소심이 진행중이지만 1심에선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항염증 치료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을 개발중인 샤페론도 2019년 기술성평가 탈락에 이어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누세핀'은 항염증 치료제로 개발에 나섰으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현재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 달 내로 임상 2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하반기 중으로 기술성평가를 재청구할 계획이다.

재도전에 나선 기업들 모두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사업성이나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해 올해는 상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HK이노엔, 지아이이노베이션, 보로노이, 바이젠셀, 툴젠, 에스디바이오센서, 루닛, 차백신연구소 등 대형 기업들이 잇달아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신약개발 기업의 주력 연구개발 분야는 면역항암제, 면역세포치료제, 항암제, 신경계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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