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5월' 잘 버틴 이더리움, 비트코인 제칠까?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2021.06.0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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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공포의 한 달을 보낸 가운데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에 비해 작은 낙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기준 1위를 달리는 비트코인이 이더리움에 왕좌를 내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블룸버그통신/사진=블룸버그통신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비트코인은 37% 밀렸지만 이더리움은 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 결과 한때 암호화폐 시장에서 70%를 넘었던 비트코인의 비중은 42%로 낮아졌다.



여전히 비트코인이 이더리움에 비해 두 배 이상 몸집이 크긴 하지만 둘 사이 시가총액 차이는 이제 3500억달러(약 387조원)로 줄었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6월 1일 오후 3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각각 6900억달러(약 763조원)와 3100억달러(약 343조원) 수준이다.

이번 조정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뚜렷한 회복성을 보인 이더리움이 언젠가 비트코인을 추월할 것이란 시각이 커진다. 이더리움 지지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와 NFT(Non-fungible tokenr·대체불가능한토큰)의 인기는 물론 지속적으로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업체 엣지앤노드의 공동 창업자인 테간 클라인은 "혁신과 개발자의 관심이란 측면에서 이더리움이 우월하기 때문에 이더리움은 앞으로 어느 시점에서 비트코인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순히 거래와 결제 기능만 하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거래·결제뿐만 아니라 계약서, 이메일 등의 인증에 필요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쓰일 수 있어 비트코인보다 확장성이 크다. 이더리움으론 '디앱'(DApp)이란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현물 거래에서 오가는 거래 내역 데이터도 저장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인 미하일 스프로기스와 제프리 커리 역시 지난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선두주자로서 비트코인이 가진 이점이 "약하다"며 "결국 더 큰 실용성과 기술적인 민첩성을 가진 암호화폐에 왕좌를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로 보인다고 지목했다.


암호화폐 플랫폼 오아시스프로마켓의 팻 라베치아 최고경영자(CEO)도 이더리움이 장기적으로 나은 성장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은 275% 올랐지만 이더리움은 900% 이상 커졌다.

반면 비트코인이 희소성으로 지금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여전하다.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점하고 있는 우위가 너무나 크다면서 비트코인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된 사실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발행량에 상한이 없어 희소성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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