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IBK투자증권이 보고서를 내고 "중대형 전지는 EV 전지가 유럽향 판매가 증가해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은 분기 기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도 20일 보고서를 통해 "EV용 배터리는 유럽향 신규모델 출시와 기존 모델 매출 확대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2% 증가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는 각형과 원통형 두 가지다. 현재 둘 다 시장 상황이 좋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올해 각형은 48%, 원통형은 21%, 파우치형은 31%의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각형과 원통형의 비중은 각각 전년 대비 1%포인트, 2%포인트씩 낮아진 것인데 단 전체 배터리 시장이 142GWh에서 244GWh로 커질 것이기에 절대적 탑재량 수치는 커진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의 경우 BMW 등에 납품중이고 올 하반기부터 BMW에 5세대(Gen.5) 전기차 배터리를 본격 양산해 공급한다. 이 배터리는 양극재 니켈 비중을 88%까지 끌어올린 '하이니켈' NCA 제품으로 삼성SDI의 야심작이다. 1회 충전시 600km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삼성SDI가 생산하는 EV향 배터리 중 각형 타입 매출 비중이 원통형 대비 월등히 높다. 즉, 삼성SDI가 올해 EV향 배터리에서 흑자전환하겠다고 예고한 것은 이 각형 타입에서 흑자를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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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완성차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원통형 전지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SDI는 전체 원통형 배터리 매출 가운데 EV향 비중을 올해 한 자릿 수에서 내년에는 두 자릿 수, 즉 10% 이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곳에 따라 20%로 보는 곳도 있다. 즉 현재는 삼성SDI의 EV향 전지에서 원통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향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테슬라 대항마로 알려진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삼성SDI의 21700(지름 21mm·길이 70mm) 원통형 배터리를 채용키로 했다.
늘어나는 전기차향 수요에 대비해 삼성SDI는 중국 톈진공장 증설에도 나섰다. 삼성SDI가 원통형 전지를 만드는 공장은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 등 총 세 곳이다. 삼성SDI의 원통형 전지는 중국 전기차 업체에도 일부 납품 이력이 있다.
삼성SDI는 기존 18650 타입의 원통형 배터리보다는 21700 타입 배터리에 더 치중할 전망이다. 지름과 길이를 키움으로써 에너지 용량이 50% 가량 더 커지는데 이 경우 주행거리도 더 늘어날 수 있기에 자동차 업체 선호 요건을 갖출 수 있다. 전동 공구에도 용량과 출력이 큰 대형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한편 삼성SDI는 2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향후 중대형 전지 규모 및 수익성을 점차 늘려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대형 전지는 올해 10GWh 정도 생산능력을 충원하며 물량 확대에 나설 전망"이라며 "향후 몇 년 간 2조원 전후의 캐펙스(Capex·자본적지출) 집행으로 EV용 각형 뿐 아니라 원통형 캐파 확대에도 나서는 등 이전보다 캐파 확대, 생산지 설정, 고객 다변화 등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