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31일 서울 마포구 CJ ENM센터에서 '비전스트림' 행사를 열고 향후 콘텐츠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은 왼쪽에서부터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 강호성 CJ ENM 대표,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 /사진=CJ ENM
문화·콘텐츠 강자 CJ ENM이 'K-콘텐츠 유니버스' 구축에 5년 간 5조원을 쏟아 붓는다.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티빙(TVING) 해외진출과 '한국판 마블'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IP(지식재산권) 제작을 통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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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콘텐츠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향후 5년 간 5조원을 투입해 오리지널 IP 확대에 나선다. 사진은 CJ ENM이 제작해 흥행한 드라마 빈센조(왼쪽)와 슬기로운의사생활 포스터. /사진=CJ ENM
CJ ENM의 이번 투자 로드맵은 K-컬쳐를 기반으로 한 '대형 프랜차이즈 IP' 제작으로 요약된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마블'이나 '왕좌의 게임'처럼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시리즈로 이어지며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단 것이다. '응답하라', '슬기로운', '프로듀스', '쇼미더머니' 등의 시리즈로 재미를 본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주류 문화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한류 색깔을 섞는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작 역량을 고도화하고 티빙을 집중 육성해 K-컬쳐 영토 구축에 나선다. 티빙은 2023년까지 오리지널 IP 100편을 내놓고 미국과 일본,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스튜디오 드래곤' 같은 제작 조직을 예능·영화·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해 미국 헐리우드같은 전문화된 멀티 스튜디오를 갖춘단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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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CJ ENM이 보유한 크리에이터 등 제작·기술인력은 '애플TV 플러스' 같은 까다로운 글로벌 제작사·콘텐츠 플랫폼들도 적극적으로 제휴를 요청할 만큼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향후 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자금조달 없이도 가능한 투자"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티빙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며 고무적이란 설명이다. 양지을 티빙 공동대표는 "지난해 10월 출범 후 유료가입자 증가율이 60%에 달하고 50대와 60대의 유료가입자도 각각 46%, 33% 늘어나는 등 양적, 질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네이버와의 제휴로 벌써 수십만 명의 네이버 고객이 티빙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프랜차이즈 IP 육성 뿐 아니라 '유로 2020'같은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나 키즈·성인 타깃의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티빙 '팬덤'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필요CJ ENM은 이 같은 투자를 지속해 글로벌 토털 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콘텐츠 제작 수익을 통한 재투자 선순환 구조가 구축하지 못하면 빛을 발하지 못할 수 있단 진단이다. 강호성 대표가 이날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선공급 후계약' 관행을 비판한 이유다.
강 대표는 "K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국내 콘텐츠산업 유통, 시장구조는 선진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 바뀌지 않으면 콘텐츠 제작자들이 결국 글로벌 플랫폼에 예속되고, 하도급자에 불과한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시장 전반의 성장을 위해 분배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