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 진단 "코인 폭락, 증시에 호재일 수도"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1.06.0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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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증시, 10개사 리서치센터장 진단]③

편집자주 올초 코스피 3200, 코스닥1000 돌파 후 증시가 활력을 잃고 상승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도 크지만 글로벌 긴축 시그널 본격화 등으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시점, 머니투데이는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으로부터 현 시점을 어떻게 보고 대비해야 할지 의견을 물어 정리한다.

리서치센터장 진단 "코인 폭락, 증시에 호재일 수도"


한 때 개당 8000만원을 웃돌던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대로 급락했다.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 가상자산의 통칭) 시장도 대거 약세로 전환했다.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과 함께 위험자산 시장으로 꼽히는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큰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인 폭락 영향이 증시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되레 코인 폭락이 증시 유동성 유입으로 이어져 증시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머니투데이가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본격화된 가상자산 시장의 약세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문의한 결과 8명의 센터장들은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되레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의 조정이 위험선호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서 증시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이도 한 명이 있었다. 나머지 한 곳은 사내 규정을 이유로 이 설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코인≠주식, 위기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
코인 시장의 급락세가 증시로까지 전이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양 시장이 충분히 단절돼 있기 때문으로 본다. 대규모 산불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중간에 설치된 파이어월(방화벽)로 화재가 번지지 않듯 코인-주식 시장의 성격이 달라 위험전이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채권, 주식, 상품, 부동산 등 전통적인 자산은 가격 버블(거품)이 발생할 경우 시장 사이의 연계성으로 인해 위기의 전염성이 높다"며 "가상자산은 투기적인 단독시장으로 형성돼 있어 연계성이 크지 않고 영향도 중립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센터장도 "가상자산 시장과 증시는 성격이 다른 시장이기 때문에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고 했고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센터장 역시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대출 부실, 파산 등을 통해 은행 위기로 이어지면서 경기와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던 사례와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은 분명히 다르다"며 "두 시장은 분리된 시장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위기가 증시 등 여타 자산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증시가 더 효율적, 자금유입 호재 기대감도

올해 들어 글로벌 증시의 상승과 코인 가격 급등을 초래한 공통적인 이유로 풍부한 유동성이 꼽힌다. 최근 주요국 통화당국이 잇따라 긴축으로의 전환을 시사하면서 코인 시장이 약세로 방향을 틀었고 증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가상자산 가격의 큰 폭 조정과 높은 변동성이 위험선호 심리에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부정적 영향도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일시적으로 가상자산 시장과 기타 금융시장 변동성이 연동되는 모습이 보여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오히려 효율적 제도가 정비돼 있어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시 등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유동성 팽창기에 사방으로 쏠렸던 자금들이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하면서 효율적인 증시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전망까지도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가상자산과 증시 선호도가 동조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점진적으로 차별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단기적으로 개인의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시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일부 악재"라면서도 "개인의 유동성이 증시에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호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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