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토스 5000억 유상증자, '몸값 7조' 평가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1.05.3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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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토스 5000억 유상증자, '몸값 7조' 평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투자금 약 5000억원을 유치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토스의 몸값(밸류에이션)은 7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31일 금융권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약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투자자 모집을 완료했다.



특히 글로벌 벤처캐피탈 등 해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1300억원은 기존 주주들에게 배정됐고, 해외투자자들이 약 3000억원을 채웠다. 당초 토스의 유상증자 규모는 3000억원으로 전망됐지만, 모집 과정에서 50%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 몰렸다.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장외거래가격보다 낮게 유증가격이 형성된 것도 한 요인이다. 이날 오후 현재 장외주식 시장에서 비바리퍼블리카는 1주당 6만8000원~6만9000원에 거래됐다.



토스가 이번에 추가로 발행하는 주식의 가격은 1주당 4만2000원~4만3000원대로 알려졌다. 발행주식은 약 1200만주다. 유상증자를 마치면 비바리퍼블리카 총 주식수는 현재 1억5279만주에서 1억6000여만주로 늘게 된다.

이로써 투자업계가 평가하는 토스의 몸값은 7조원을 넘어섰다. 토스는 2053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지난해 8월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약 9개월 만에 2배 이상 몸값이 뛴 것이다.

토스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향상된 점과 자회사인 토스증권의 순항,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 등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28% 증가한 3898억원이었다.


신규사업을 확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줄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725억원으로 2019년 1154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감소했다.

토스가 확보한 투자금 5000억원은 곧 중금리대출 전쟁에 뛰어들 토스뱅크와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토스증권 등 자회사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의 100% 자회사인 토스증권은 지난 3월 출시 후 한달 만에 신규 계좌수 100만을 돌파했으며 최근 200만을 넘겼다. 신규 가입자들에게 주식 2주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입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실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르면 6월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게 될 토스뱅크도 모회사의 지원이 절실하다. 토스뱅크는 금융위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2023년 44%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보다 중금리대출 비중을 높이겠다는건데 이 역시 상당한 자금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이밖에도 토스는 보험(토스인슈어런스), 전자결제대행(토스페이먼츠) 등 여러 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투자자들의 참여도가 높은 만큼 향후 나스닥 등 해외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0만명 가까운 앱 이용자를 보유한 토스는 금융의 모든 분야에서 '메기'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투자자 모집이 흥행한 것과 7조원의 몸값이 매겨진 것은 이같은 미래가치를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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