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한달 돌아보니…"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6.0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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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한달 돌아보니…"주식시장 영향은 제한적"


공매도 재개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매도 재개 여파가 기존 우려만큼 크지는 않았고 공매도 자금이 몰린 일부 종목 위주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3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공매도 평균 거래대금은 58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재개 이전인 2019년 3180억원, 2020년 4980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해 주식시장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매도의 영향력 자체는 훨씬 줄어들었다. 이달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2200조원, 거래대금은 평균 16조1000억원으로 2019년(시가총액 1400조원, 거래대금 5조원)과 큰 차이가 난다.



공매도 규모가 조금 늘었지만 주식시장 자체가 더 크게 성장하면서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한 것이다. 앞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증시가 크게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이같은 우려가 반영되면서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은 2차례 연장된 끝에 약 14개월 이어졌다. 국내 공매도 제도가 도입된 이후 3차례 사례 중 가장 길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이후 지난 한달을 돌아봤을 때 주식시장도 선방했다. 첫날 소폭 하락했지만 이후 지속 상승하면서 325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3147.86으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최근 3180선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 업종 등 공매도에 취약한 종목이 몰려 우려가 컸던 코스닥 역시 등락은 있었지만 비슷한 수준이다.

아직 공매도가 전면 재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증시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김광현 연구원은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의 정기변경에 따라 허용 종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 공매도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이번에 신설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역시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한 달간 공매도에 나선 것은 대부분 외국인이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이 5월 공매도 거래 비중의 86%를 차지했다. 2019년 약 40%를 차지했던 기관은 10% 초반대에 머물렀고, 그마저도 대부분 유동성공급자로 나타나는 금융투자가 주를 이뤘다. 이번에 공매도 접근성이 높아진 개인은 약 1.5%에 그쳤다.

공매도 재개의 여파는 상대적으로 업종 전체보다는 일부 종목에 더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차잔고 증가 종목, 공매도 비중 증가 종목 등은 지속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업종은 소매(유통), 호텔, IT 하드웨어 등이었지만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호텔·레저는 더 상승했다"며 "반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인 카페24 (17,490원 ▼420 -2.35%), 비에이치 (17,060원 ▲140 +0.83%) LG디스플레이 (10,750원 ▲170 +1.61%), 카카오게임즈 (23,000원 ▼350 -1.50%) 등은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이었다"고 분석했다.

김광현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전망치를 하회한 종목은 주가 부진이 길어질 수 있고,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주가가 조정받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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