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1년 5월 13일 아랍-유대계 거주지역인 로드에서의 폭력사태 이후 열린 국경 경찰과의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지난 4일로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자 루벤 리블린 대통령은 중도 야당 예시 아티드를 이끄는 야이르 라피드(57)에게 4주간의 정부 구성 권한을 줬다. 마감 시한인 내달 2일까지 라피드가 연정을 구성하게 되면 이스라엘은 13년 만에 새 총리를 맞게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야당 야미나당 당수 나프탈리 베넷이 2021년 5월 30일 의회 연설을 통해 야이르 라피드와의 연정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최근 이·팔 충돌이 격화하면서 라피드-베넷 내각이 아랍계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휴전 이후 달라지는 분위기다. 가일 탈시르 헤브루대 정치학 교수는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 변화의 동맹에 가까워졌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절망적인 입장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현재 사기와 뇌물수수,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총리 자신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2년간 선거를 4번이나 치르며 정치적 혼란을 야기한 상황에서 불리한 요건이 되고 있다. 3월 28일 4번째 총선에서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이 가장 많은 30석을 차지했지만, 과반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연정 구성에도 실패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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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네타냐후 총리는 좌파 연정이 들어서면 국가안보에 위험하다면서 과거 동지였던 베넷과, 강경파 새희망당의 기드온 사르에게 권력 분담까지 제안하며 야당의 연정 구성을 막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베넷은 "라피드와 국민통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사르도 "네타냐후 정권을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 구성 권한을 갖고 있는 야당 예시 아티드 당수 야이르 라피드. 라피드가 연정 구성에 성공하면 이스라엘은 13년 만에 새 총리를 맞게 된다. 사진은 2021년 3월 23일 이스라엘 총선 투표장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라피드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다만 이 같은 거국 내각이 의회에서 승인되려면 팔레스타인 출신인 아랍계 의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다. 이스라엘에서 아랍계 인구는 21%인데, 아직도 일부 우파 의원들은 이들과의 파트너십에 반대하고 있다. 아랍계 정치인들 역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내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를 추진하는 베넷 측과의 연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라피드의 야당 마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의회는 리블린 대통령에게 새로운 총리 지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AFP는 전망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에 이어 라피드까지 정부 구성이 무산될 경우 이스라엘은 올 가을 총선을 다시 열어 2년 만에 5번이나 선거를 치르는 대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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