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3700 간다"…10개 증권사 센터장 증시 진단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6.0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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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 증시, 10개사 리서치센터장 진단]①

편집자주 올초 코스피 3200, 코스닥 1000 돌파 후 증시가 활력을 잃고 상승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경기회복 전망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도 크지만 글로벌 긴축 시그널 본격화 등으로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시점, 머니투데이는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으로부터 현 시점을 어떻게 보고 대비해야 할지 의견을 물어 정리한다.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로 장을 마감한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이 코스피 3000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로 장을 마감한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앞줄 왼쪽부터),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박현철 부국증권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이 코스피 3000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사상 최초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던 2021년도 절반 가량 지났다. 연초 코스피 3200과 코스닥 1000을 단숨에 돌파했던 국내 증시는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조정을 겪으며 상승 동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이었던 개인투자자들의 체력도 예전같지 않다. 가상자산 등 열풍 속 증시 열기도 다소 식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 경기 회복에 힘입어 주가 우상향 기대감이 크다. 코스피 지수 3000선을 바닥으로 연말 3500~3700까지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머니투데이는 올해의 반환점을 앞두고 주요 증권사 10곳의 리서치센터장으로부터 국내 증시 현주소 및 하반기 투자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증권사 "코스피 올해 3700 간다"…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올해 코스피 3700 간다"…10개 증권사 센터장 증시 진단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올해 하반기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우려가 남아있지만 가파른 기업 이익 증가 추세가 결국 증시 호황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단으로 3700을, 대신증권은 3630을 제시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이익 전망의 상향 조정이 예상보다 빠르고 강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201조원, 순이익은 156조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당시 전망한 175조원, 121조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순환적 부침에 대응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면서도 "결국 이익 회복의 상대적 우위가 수익성 개선과 배당성향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신동준·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말~3분기 초 사이 증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와 경기 개선 성장동력 둔화, 세금 인상 등으로 인한 조정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계 요인으로 부채와 자산 가격 과열 등을 지목한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정점 수준과 정점 통과 이후 높이, 수요 연속성과 통화정책 변곡점에 대한 고민 등이 심화될 개연성이 큰 만큼 관련 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테이퍼링·반도체 대란 유의해야…미·중 갈등 가시화도 초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AP=뉴시스
지난해말 대비 달라진 증시 변수로는 테이퍼링 예상 시점과 반도체 대란을 꼽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물가 부담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테이퍼링 리스크가 조기에 부각됐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대변되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미국 주도 글로벌 신(新) 공급망 구축이 빨리 가시화됐다"고 판단했다.

결국 하반기 증시 추이는 반도체 대란과 인플레이션 진정 여부와 맞물린다. 센터장들은 대체적으로 이같은 우려 요인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2분기가 반도체 부품 수요-공급 불일치 괴리가 가장 확대되는 시기로 전망하고 있다"며 "기업들도 6개월 내 관련 리스크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관련 우려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중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고 연준은 중장기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일각에서는 인플레에 대해 우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밀했다.

역대급 호조를 보인 기업 실적이 개선세를 이어가느냐도 관건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이후 이익 성장성은 10~20% 전후로 올해 대비 낮은 수준을 예상한다"며 "내년 이익 성장성 및 이익전망치 상향 조정 여부와 관련 밸류에이션 반영에 따른 차별화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미·중 갈등도 눈여겨볼 요소다.

정연우 센터장은 "경제적 파급력이 제한적인 정치·사회·문화적 갈등 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 강도가 예상보다 크다"며 "내년 증시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가치주 "경제 재개 수혜" VS 성장주 "여전히 성장동력 강해"

삽화_tom_주식_투자_부동산_증시_목돈_갈림길 /사진=김현정디자이너삽화_tom_주식_투자_부동산_증시_목돈_갈림길 /사진=김현정디자이너
가치주와 성장주의 중장기 전망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경제활동 재개 수혜로 가치주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한되며 성장주 우위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맞섰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멈춰 있던 경제활동이 시작되면서 경기회복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가치주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는 현상은 필연적"이라며 "경제 재개와 경기 회복 및 금리 상승 관련 기대감에 대한 부분은 고평가 업종 선호도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 성장주는 인플레 및 금리 상승에 주가가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며 "반대쪽에서 이를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포지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태봉 본부장은 "디지털 경제 중심의 기술 혁신 사이클과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은 여전히 강한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준·유승창 센터장도 "하반기에는 국내 상장사 이익 전망치 개선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며 "성장이 희소한 시기에는 성장주가 매력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치주·성장주 구분이 더이상 유의미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승현 센터장은 "초장기 방향성에 의존한 성장주 전략이나 원자재 등 유관 가격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치주 전략이 모두 유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단기 실적 가시성에 무게를 둔 업종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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