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28일 삼보산업 (262원 ▼3 -1.13%)은 전 거래일 대비 120원(4.94%) 하락한 2310원에 거래 마감됐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14일 1410원이었던 주가가 27일 2430원으로 오르며 8거래일간 57%나 급등해왔다.
최근 이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컷오프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는데 이에 따라 관련주로 엮인 삼보산업의 주가도 폭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관계자가 이 지사와 중앙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언급되는 프리엠스 (12,730원 ▲60 +0.47%)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0원(0.20%) 내린 2만5200원에 거래 마감됐지만 지난 3거래일 동안 6% 가까이 상승해왔다.
윤석열 테마주인 NE능률 (3,465원 ▼35 -1.00%)도 이날 6.05% 상승했다. 올해 초 2780원과 비교하면 단기간내 625%나 뛰었다. NE능률은 최대주주가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꼽힌다. 웅진 (897원 ▼4 -0.44%), 웅진씽크빅 (1,735원 ▲11 +0.64%) 등도 성씨가 같다는 이유로 테마주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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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성씨, 출신지역, 학교, 인맥 등으로 얽힌 테마주들은 실제 정치인과는 관계가 없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NE능률은 "과거와 현재 NE능률의 사업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고,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진 서연도 "사외이사 등이 윤 전 총장과 동문은 맞지만 사업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런 공시에 주가가 출렁이는 일도 다반사다.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던 깨끗한나라 (2,090원 ▲25 +1.21%)는 지난 3월3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고 "당사의 사업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공시한 이후 주가가 8.05% 하락했다.
게다가 주가가 급등하자 자사주를 처분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또다른 윤석열 테마주인 덕성 (6,530원 ▲30 +0.46%)은 지난 25일 70만331주를 2만3228원에 총 163억원을 처분했다. 2월초에만 해도 6000원대였던 주가가 4월 3만550원으로 급등한 덕분에 4배 가까이 이득을 취한 셈이다.
지난 14일에는 NE능률이 58만7334주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는데 이 역시 120억원 어치에 달한다. NE능률은 지난 3월에도 82만주를 8140원에 처분해 약 66억원을 확보했다.
일각에선 주가 급상승 이후 자사주를 처분하는 기업들이 실체없는 정치 테마주 인기에 편승하는 태세라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자사주를 매각한 이후 NE능률은 5.75% 하락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에게 주가 손실을 안겨줬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한 위험을 계속해서 경고해왔다. 검증된 기업 실적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한 상승세가 아니고 정치 이슈에 주가가 오르내리는 현상이 이상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의 본질가치와 동떨어진 채 가격이 급등하는 정치테마주는 선거일 전후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주가 특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치테마주 현상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선 지목된 기업의 적극적 공시 노력과 함께 규제당국의 시장모니터링,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 의지 표명도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정경유착의 관행이 사라지고 기업의 본질가치에 대한 평가능력을 갖춘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도록 체질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