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45만원 반지하의 변신…31세 예술가, 얼마나 들였을까?

머니투데이 김세용 PD, 이상봉 기자, 김진석 PD, 최동수 기자 2021.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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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가 '집우집주'라는 새 코너를 선보인다. '판상형, '타워형' 등 획일화된 아파트 구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1편 주인공은 조형 예술가 김현석씨(30)다. 김씨는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인근에 있는 월세 45만, 약 50㎡(15평)짜리 반지하에서 산다. 김씨는 1년 전 300만원을 들여 약 50㎡(15평) 방을 새롭게 꾸몄다. 왜 반지하를 택했는지, 인테리어 콘셉트는 무엇인지, 집이라는 공간이 김씨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을 물었다.



월세 45만원 반지하의 변신…31세 예술가, 얼마나 들였을까?


▶유튜브 채널 부릿지를 구독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좀 부탁합니다.
▶저는 서른한 살 조형 미술가로 활동하는 김현석입니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e)라는 단어가 저랑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욜로라는 게 '인생은 한번 뿐이니까 즐겨라'라는 의미잖아요. 제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이 단어 하나로 요약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반지하 집을 선택하게 됐나요.
▶집을 찾을 때부터 꾸밀 수 있는 방을 찾아다녔어요. 그래서 일단 오피스텔은 전부 탈락이었고 꾸밀 수 있으면서 구조적으로 특이한 방을 좀 찾아다녔어요. 낯선 집을 살고 싶었어요. 반지하는 낯설잖아요? 낯섦을 느끼고 싶어서 여기를 찾게 됐어요. .

-그래도 왜 하필 반지하였나요.
▶일단 기본적으로 제가 저만의 공간에 대한 좀 강한 집착이 있어요. 예쁜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은 다들 있잖아요? 그런데 보통 '나중에 결혼하고 집사서 꾸며야지'라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기다릴 수 없었어요.

기다리지 못해서 당장 집을 꾸며야겠는데 그렇다고 제가 돈이 또 많은 건 아니었죠. 그래서 월세를 사는데요. 보통 주변 분들이 '월세를 사는데 집을 왜 꾸며? 월세인데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거 아니야?'라고 얘기해요. 월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많이 물어보세요.


그 질문을 듣고 좀 생각을 해봤는데, 결국에는 근본적으로 '손해'가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는 게 아닌가 싶은 거예요. 저는 '과연 진짜 손해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손해만 있는 건 아닐 거야'라고 생각을 해버렸어요. 그랬더니 월세라는 환경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왔어요.

월세 45만원 반지하의 변신…31세 예술가, 얼마나 들였을까?
-집을 꾸밀 때 집주인들과 갈등은 없었나요?
▶집주인 분들이 나이가 좀 있으세요. 그런데 집은 좀 깨끗해야 하고, 밝아야 하고 그런 편견이 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꾸며진 걸 처음 보시고 하셨던 소리가 '이렇게 어둡고 확 바뀔 줄 몰랐다. 나갈 때 되돌려놨으면 좋겠다.'라고 하셨거든요? 허락을 받은 거기는 했는데, 결론만 말하면 안 좋아하셨어요.

월세 집을 꾸미고 나가는 거를 두 번 정도를 해봤는데 그때마다 항상 먹혔던 멘트들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거고, 이거 좀 비싼 거다. 여기에 있는 것들이' 하면 대부분 다 좋아하셨어요. 싫어하시는 듯 약간 민망해하시면서 그 표정이랑 멘트들이 있거든요? '아, 어, 그래? 그러면 두고 가!' 이런 말이요. 결국에는 다 좋아하셨어요.

-집은 어떤 콘셉트 인지요.
▶집을 꾸몄던 게 세 번 정도 있어요. 앞서 살았던 집들은 단순하게 예쁜 집이었어요. 이번에는 제가 접촉하는 것들에 대해서 익숙해지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낯섦'에 대해서 굉장히 욕구가 생겼었어요. 집 같지 않은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생각해낸 게 창고였어요. 시멘트색상의 페인트를 샀고, 장판도 시멘트 색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골랐어요. 최대한 집 같지 않은 곳에서 사는 듯한 느낌을 받아보고 싶었어요.

어린아이들의 로망 있잖아요? 나무 위 집이요. 나무집이 있고, 그 곳을 아지트 삼아서 친구들이랑 작전을 짜는 로망이요. 문뜩 그게 떠올라서 침대 사방을 나무로 감싸면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나무로 감싸봤어요.

월세 45만원 반지하의 변신…31세 예술가, 얼마나 들였을까?
-인테리어 비용은 얼마나 들었어요?
▶제가 말씀을 드린 비용에 포함이 되는 건, 일단 이 조명, 레일등, 페인트 장판, 침대, 옷장, 소파, 테이블, 빔프로젝터인 것 같아요.(영상을 시청하면 인테리어 비용 등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집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합니다.
▶저는 과감하게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어요. 집이 단순하게 예뻐서 만족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제 나이, 월급, 환경, 결혼하기 전 젊음 등 지금 상황과 환경을 고려했을 때 만점인 것 같아요. 제가 이 집보다 더 좋은 집을 구해도, 이 집이 굉장히 그리울 것 같아요.

월세 45만원 반지하의 변신…31세 예술가, 얼마나 들였을까?
-이 집에 살면서 행복하세요?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들이 생기잖아요? 누구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누구는 돈이 될 수도 있어요. 이런 것들을 필요로 하면서 집중을 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은데요. 그런 것들을 보고 있으면 이상적인 모델이 있는 것만 같았어요. 약간 반항심이 들었어요. '행복의 기준점이 좀 학습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 것이죠.

누가 보면 제가 좀 어리석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그런 말을 안 들어본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확실한 건 후회를 할 것 같지는 않아요. 제 생각에는 월세나 전세, 자가라는 건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의 조건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저한테는 환경이 예쁘면 다 좋은 거 아닌가 싶어요. '예쁘게 꾸미세요!'

출연 김현석씨
기획&촬영 이상봉 기자, 김세용PD, 김진석PD
편집 김세용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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