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전 부문 지배력 확대에 ESG로 굳히기 나선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황국상 기자 2021.05.2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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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자본시장 10년 주춧돌] <2> KB증권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충격을 딛고 코스피 3200, 코스닥 1000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우리 금융투자업계의 위상도 높아졌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과 기업 사이 든든한 가교 역할을 담당했다. 업계 대표 증권사들의 하반기 전략을 소개하며 향후 10년 한국 자본시장의 밑그림을 조망해본다.

KB증권, 전 부문 지배력 확대에 ESG로 굳히기 나선다


KB증권은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세전이익 2968억원에 당기순이익 2225억원을 달성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세운 것이다. KB증권의 이같은 실적은 코스피가 3200, 코스닥이 1000을 돌파하는 등 시장 전반의 회복세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세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KB증권은 기존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영역의 영향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약점이라고 꼽혀 왔던 부문을 대폭 보강, 환골탈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은 전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두루 제고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한 총체적 리스크 관리 체제 구축으로 향후 10년간에도 국내 자본시장 내 영향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DCM에 이어 '약점' ECM 부문 완벽 보완, PF까지도 고른 활약
KB증권, 전 부문 지배력 확대에 ESG로 굳히기 나선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 KB증권은 명실상부한 DCM(채권자본시장)의 강자로 꼽혀왔다. 과거 KB투자증권 시절 때도 그랬고 옛 현대증권과 합병한 이후에도 막강한 RM(기업금융 컨설팅) 조직을 바탕으로 한 KB증권의 DCM 지배적 지위는 공고했다. KB증권의 DC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21.4%에서 올 1분기 말 27.5%로 대폭 높아졌다.

유독 아쉬웠던 부분은 ECM(주식채권시장) 부문이었다. IPO(기업공개), 유상증자, CB(전환사채)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 주식 연계 자금조달 시장에서 KB증권은 상대적으로 약세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같은 격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좁혀지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완연히 바뀌었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원스토어 △한화종합화학 △롯데렌탈 등 다수 대형 IPO 종목들의 대표·공동주관 등 업무를 따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IPO 시장 주관사의 성과를 정리하는 각종 리그테이블에서 IPO 부문 1위는 KB증권이 유력해 보인다.


2021년은 IPO 이외의 ECM 부문에서도 KB증권의 활약이 눈에 띄는 한 해다. 대한항공이 진행한 3조31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씨에스윈드의 4674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 KB증권은 공동·단독으로 대표주관사로서 이들 기업의 자금조달이 성공리에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이같은 ECM 부문의 성과는 KB증권이 IB 부문의 고른 성장동력을 구축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이미 DCM 부문에서는 시장 지배적 지위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 데다 ECM 부문에서도 올해만 12명의 전문 인력을 선발하고 IPO 담당 조직도 업계 최대 규모인 4개팀 체제로 확장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서도 △세종 스마트그린 PF 대출을 비롯한 K-뉴딜사업 초석 마련 △삼호 태양광 발전, 태백 태양광 발전, 화성 고부가 PET(페트) 재활용 설비사업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프로젝트 주관 확대 △유통산업 활황에 대응한 물류센터 딜 다수 수임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는 등 명실 상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반, WM(자산관리) 부문 저변 확대 박차
KB증권은 올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세전이익 2968억원에 당기순이익 2225억원을 달성,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IB부문의 성장세 뿐 아니라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 증가 등에 힘입어 WM(자산관리) 부문의 성과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올 1분기 KB증권의 온라인 고객 자산은 24조원을 돌파했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거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에게 쉬우면서도 높은 품질의 투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한 것이 고객 자산 증가와 KB증권 자체의 실적 호조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KB증권의 '프라임 클럽'이다. 업계 최초 구독경제 모델의 자산관리 서비스로 꼽힌다. 소액투자자와 온라인 고객들에게도 거액 고객이나 지점 대면 고객들이 받는 것과 유사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가 바로 '프라임 클럽'이다. 지난해 2월 KB증권은 프라임센터를 오픈해 투자자들이 매월 1만원만 내면 프리미엄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올 3월말 기준 KB증권 프라임클럽 가입자는 무려 16만명에 이른다.

각 영업점 및 투자정보 파트에서 오랜 기간 투자자문 경험을 쌓은 전문가인 프라임PB의 컨설팅 서비스는 자산의 많고 적음이 아닌 서비스 가입여부에 따라 전용 상담을 제공한다. 상담 후에는 만족도 평가도 진행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PB를 '나만의 전문 상담가'로 지정해 향후에도 지속적인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초보 투자자들의 투자 지평을 해외로 확장시키는 과정에도 KB증권은 파트너로 나섰다. 환전 없이 원화증거금으로 해외주식을 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가 그것이다. 환전 수수료 없이 원화증거금으로 바로 해외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보유주식 매도 시 자동 환전된 원화예수금이 입금돼 자유롭게 시장교차 거래가 가능하고, 고객이 주문한 시점의 실시간 기준환율을 적용해 간밤에 생길 수 있는 환율변동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단, 미국은 익일 아침 환율 적용). 2019년 1월 출시된 '글로벌 원마켓 서비스' 계좌는 현재 75만개를 넘어섰다.

◇ESG 경영으로 총체적 리스크 관리, 10년 기반 다진다
IB, WM 및 S&T(세일즈 앤드 트레이딩), 기관영업 등 고른 부문의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공고화하기 위해 KB증권이 내세우는 경영전략이 바로 ESG다. KB증권은 환경ㆍ사회책임ㆍ지배구조 등을 모두 포괄하는 ESG 경영을 속도감 있고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증권회사 최초로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해 ESG 경영을 내재화하며 업무 추진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3월 ESG 위원회에서는 KB증권 ESG 전략체계 및 중점영역별 핵심추진 과제를 결의하고 ESG 선도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체계를 완성했다.

ESG 친화적 경영의 트렌드에 발맞춰 기업들이 변모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이같은 자금은 투자자들로부터 나온다. KB증권은 책임투자 확대와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발맞춰 'ESG 연계 투·융자 및 상품·서비스 넘버원 하우스(No.1 House)'를 목표로 ESG채권 등을 공급하며 기업과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KB증권은 2019년 비금융 일반기업 최초로 발행된 3000억원 규모의 한국수력원자력 소셜본드를 주관하고 제조업 최초 SK에너지 그린본드와 GS칼텍스 그린본드 발행을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지난해에도 TSK코퍼레이션의 그린본드(1100억), 롯데지주 지속가능본드(500억) 등 일반기업 ESG채권 발행을 100% 주관함으로써 금융사 위주 ESG채권 발행시장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은 "올해에는 1분기에 발행된 일반기업 ESG 채권만 16건에 달하는 등 과거 대비 일반기업의 ESG채권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며 "LG화학의 경우 총 1조2000억원 규모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이 중 8200억원을 ESG채권으로 조달하고, 현대차, 기아, SK, 포스코건설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앞다투어 대규모 자금을 ESG채권으로 조달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중 대부분을 KB증권이 주관함으로써 다시 한번 ESG채권 발행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금융사로서의 ESG 금융 활성화 기여 뿐 아니라 자체적인 ESG 리스크 감축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KB증권의 지분 100%를 보유한 KB금융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KB증권 역시 ESG 경영을 기업 문화로 내재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를 위해 KB증권은 2018년부터 전 영업점에 전자서식 기반의 디지털 창구를 도입했다. 계좌개설을 비롯한 각종 업무처리를 종이서식에서 전자서식으로 전환해 고객이 모든 항목을 일일이 기재하지 않아도 되고, 직원의 이석 없이 빠른 업무처리를 제공함으로서 고객 만족도를 높임과 동시에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18년 대비 19년 종이서식 사용은 62% 이상 감소)를 얻었다.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선언한 '탈석탄 금융'에 KB증권도 참여하고 있다.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채권인수를 중단하며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펼칠 계획이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은 "KB증권은 사회책임투자 확산과 기업지배구조 투명성·효율성 제고를 통해 ESG경영체제 내재화를 통해 힘쓰고 있다" 며 "앞으로도 KB금융 그룹의 ESG 경영전략 방향에 맞추어 업계 선도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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