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오스틴 통화 3차례나 거부…"급에 맞는 사람 찾아라"

뉴스1 제공 2021.05.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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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 로이터=뉴스1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 측 카운터파트너를 찾아 3차례나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중국은 오스틴 장관이 '급'에 안 맞는 사람을 찾았다며 미국 측의 책임을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은 단순한 외교 결례가 아닌 미·중 양국의 소통 채널이 단절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2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오스틴 장관은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 부주석 통화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오스틴 장관의 상대는 중앙군사위 2인자인 쉬치량 부주석이 아닌 웨이펑허 국방부장(장관)이라고 했다.



웨이 부장은 중국 권력 최고서열인 중앙정치국무원 25인에 들지 못한다. 쉬 부주석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 주석의 바로 아래 부주석이며 25인의 국무원 중 한 명이다.

이 소식통은 쉬 부주석과 웨이 부장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보고하지만 외교 의전상 오스틴 장관의 카운터파트너는 웨이 부장이라고 했다. 또 오스틴 장관의 전임자인 마크 에스퍼와 제임스 매티스 전 장관은 이를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매티스는 방중 기간 쉬 부주석 및 웨이 부장과 회담을 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에스퍼 장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 웨이 부장과 통화를 했다.


이와 관련 중국 측 전문가들은 미·중 양국은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 고위급 회담 이후 정부와 군부 간 소통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당시 회담에서 왕이 외교부장보다 높은 서열인 중국 최고 외교관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에게 미국의 부당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측통들은 오스틴 장관의 요청은 외교적 관례를 깬 것이며 소통채널이 장애가 원인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양국은 협상 상대의 공식 직함보다는 행정권한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스인홍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깊은 분열로 소통이 중단됐다고 분석했다.

스 교수는 중국 국방부가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거절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며 중국은 핵심 이익이 미국에 의해 도전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스 교수는 이 모든 논쟁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양측 정부와 군이 정기적인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우리(미중) 사이에는 핫라인이 있다. 몇 번 사용하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빈방에서 전화벨만 울렸을 뿐이라고 밝히는 등 통신 채널 부재가 긴장 관계가 고조된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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