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호텔로 옮겨붙은 라이벌전…YJ '조선팰리스'에 辛 '글로벌' 맞불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5.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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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신세계' 선언 조선호텔, '조선 팰리스' 오픈…토종호텔체인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글로벌 데뷔 노려

25일 개관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왼쪽)'과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 /사진=각 사25일 개관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왼쪽)'과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 /사진=각 사


야구로 불 붙은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의 경쟁구도가 특급호텔로 번졌다. '호텔 신세계'를 노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남 한복판에 럭셔리 호텔 깃발을 꽂으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성급 호텔을 표방하며 성과를 낸 시그니엘의 베트남 데뷔를 노리며 '글로벌 선점' 카드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용지니어스의 '조선 팰리스' 떴다
조선 팰리스 호텔의 메인입구인 웰컴로비의 팰리스 게이트. /사진=조선호텔조선 팰리스 호텔의 메인입구인 웰컴로비의 팰리스 게이트. /사진=조선호텔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이하 조선호텔)가 운영하는 최상급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하 조선 팰리스)'이 개관했다. 옛 르네상스 터인 강남구 테헤란로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조선 팰리스는 국내 최고(古) 특급호텔인 초기 조선호텔을 재해석한 브랜드다. 기존 웨스틴 조선호텔, 레스케이프와 함께 지난해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 '그랜드 조선'과 '그래비티' 등 '조선(JOSUN)' 라인업의 '화룡점정'이다. 개장 전부터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의 일요일 점심 가격이 15만원을 넘어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등 호캉스족에게 주목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조선 팰리스 오픈을 앞두고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올린 호텔 사진. /사진=SNS 인스타그램 캡처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조선 팰리스 오픈을 앞두고 자신의 개인 SNS 계정에 올린 호텔 사진. /사진=SNS 인스타그램 캡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소통으로 MZ세대에게 가장 친숙한 기업인인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 SSG랜더스와 함께 '깨알홍보' 하며 유명세를 탔다. 개장 전부터 호텔 공사현장을 찍어 올리며 기대감을 키웠고, 개관 전날인 지난 24일에도 호텔 파인 다이닝 '이타닉가든' 사진을 연달아 올렸다. 호텔 레스토랑으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도 올리며 코로나로 축소된 그랜드 오프닝 행사 대신 홍보효과를 냈다.



격변하는 유통업 지형 속 생존전략을 모색하기도 바쁜 시점에 업황도 어렵고 매출 비중도 적은 호텔에 힘을 들이는 데엔 정 부회장의 호텔 신세계 청사진이 있단 분석이다. 전통적인 유통 중심의 그룹 비즈니스모델을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환대)란 점에서다. 신라·롯데가 양분한 토종호텔체인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중·장기적으론 글로벌 진출까지 노린다는 포석이다.

호텔 강자 辛의 선택은 '글로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이에 따라 특급호텔 터줏대감인 롯데호텔도 긴장감이 높아진다. 강남권 한복판에 들어선 조선 팰리스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시그니엘일 뿐 아니라 호텔산업 전체를 놓고봐도 라이벌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SSG닷컴vs롯데온', '롯데자이언츠vsSSG랜더스' 등 유통과 야구로 촉발한 정용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존심 대결로도 비춰질 수 있어 서울과 부산, 제주에서의 호텔 점유율 싸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물론 조선호텔의 이 같은 공격적인 호텔시장 공략에도 전반적인 사업규모와 경쟁력은 롯데호텔이 크게 앞선다. 호텔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과 시애틀에도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등 국내외 29개(국내 17개·해외 12개) 사업장에서 1만실에 달하는 객실을 보유하며 글로벌 호텔체인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호텔로 옮겨붙은 라이벌전…YJ '조선팰리스'에 辛 '글로벌' 맞불
당초 해외 인터뷰를 통해 롯데호텔 운영 객실 수를 2025년까지 3만실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던 신 회장은 롯데호텔의 글로벌 확장으로 견제구를 날릴 전망이다. 롯데호텔은 최상위 브랜드로 서울과 부산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시그니엘을 롯데그룹 사업 네트워크가 두터운 베트남에 데뷔한다는 계획이다. 외교관가가 밀집한 하노이 서호에 위탁운영방식으로 입점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시그니엘의 해외 데뷔는 경쟁자들에게 확실한 한 방이 될 수 있단 평가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상황이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그니엘 하노이의 경우 당초 2024년을 목표로 지난해 현지 오너사와 TSA(기술지도계약) 매칭을 했지만, 아직 본계약인 HMA(위탁운영계약)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 특급호텔 운영한 경험이 풍부하고 시그니엘도 유명 럭셔리 호텔과도 견줄 만큼 인정받고 있어 부동산 개발사들의 러브콜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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