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공언한 KT 대표...연말 주가 4만원 갈까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5.2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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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장기간 박스권에서 등락해 온 KT 주가가 심상찮다. 비통신 분야를 강화하는 등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다. 증권가는 KT의 호조세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KT (34,650원 ▲100 +0.29%)는 전 거래일 대비 200원(0.61%) 오른 3만28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초 2만3800원에서 38% 가까이 급등했다.



KT는 지난 10년 동안 우햐항해 왔다. 본업인 통신업 성장이 더딘 탓에 시장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된 지난해 3월에는 1만7250원까지 급락했다.

분위기는 올해 들어 반전했다. 지난해 구현모 KT 대표 부임 후 통신회사 '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로의 변화를 내세우면서 비통신 분야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등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확대했고 올초엔 미디어 사업 컨트롤타워 'KT 스튜디오지니'도 설립했다. 지난 2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 기술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미래 신사업 성장성에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KT는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1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액 6조원, 영업이익 4442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업인 유무선 사업 호조와 KTH, 지니뮤직, 나스미디어 등 콘텐츠 자회사의 성장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깜짝 실적에 구 대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21일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5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별도) 1조 클럽에 가입하면서 내년으로 예상했던 목표 달성을 조기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에 2022년 별도 기준 매출액 19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이 목표를 1년 앞당긴 올해 조기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증권가도 KT가 다양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 자회사 가치 등을 들어 향후 수년간 KT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5G 보급률, 무선 ARPU(가입자당매출), 핸센 가입자 순증, 배당수익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BC카드(KT가 지분 70% 보유)가 최대주주로 있는 K뱅크의 폭발적인 가입자수 증가에 힘입어 초기 계획의 2배인 1조2000억원의 증자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경우 K뱅크 가치도 KT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 전략상 최소한 3만5000원까지는 KT 공격적 매수에 가담할 필요가 있다"며 "본사 실적 호전으로 배당금 증가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높고, 이동전화 ARPU 본격화로 기대배당수익률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 KT 자회사 가치가 급부상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2022년엔 주가가 5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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