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동안 8조 팔았던 외국인 돌아올까…"환율 변수 주목"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2021.05.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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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코스피가 전 거래일(3144,30)보다 8.63포인트(0.27%) 오른 3152.93에 출발한 25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3144,30)보다 8.63포인트(0.27%) 오른 3152.93에 출발한 25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코스피가 나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3160선에 진입했다.

외국인이 10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17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의 복귀 여부에 따라 향후 코스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22.13포인트(0.70%) 오른 3166.43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후 첫 상승이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51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간 개인은 4456억원 순매도, 기관이 4048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장 초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수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이는 전날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반등에 달러 약세가 더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1.41%, S&P 500지수는 0.99%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은 최근 들어 꾸준히 코스피 순매도를 이어왔다.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2조원이 넘게 판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만 총 8조4128억원에 달한다.

범위를 넓혀도 지난달 27일 이후 약 한 달 중 단 하루만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었다. 이같은 매도세에 따라 올해 순매도 금액은 벌써 17조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은 올해 초 대비 1.4% 감소한 3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IT, 자동차, 화장품 등 업종에서 매도세가 강했다.

지난 11일 이후 외국인 순매도 금액 순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3조6937억원)가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 (183,000원 ▲4,800 +2.69%)(7301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 (73,200원 ▲100 +0.14%)(4623억원)이 2, 3위였다. 그뒤로 △삼성전기 (148,700원 ▼1,200 -0.80%)(3517억원) △삼성전자우 (68,000원 ▲800 +1.19%)(2897억원) △현대차 (233,000원 ▼4,000 -1.69%)(2055억원) 순이었다.

외국인은 코스피뿐 아니라 대만,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 전체적으로 비중을 줄이는 추세라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사태 회복 과정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백신접종률이 높은 선진국 위주로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는 반면 신흥국은 부진하다는 점이 변수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원자재 수입국이라는 점과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주식비중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기업 중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주도했던 에너지, 철강, 화학, 금융 업종은 인플레이션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기대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달러 약세 국면에서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그동안의 순매도 기조를 바꿀지도 주목된다.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의 달러화 가치를 지수로 만든 달러 인덱스는 90선 밑으로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 역시 112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라 유로존 경제의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추가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상관관계가 높아진 국내 주가 흐름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방향, 외국인 순매수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내 수출 증가율이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며 "달러 명목 실효환율이 2018년 수준까지 하락한 가운데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기업이 증가하고 있어 선별적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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