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허츠' 기대해도 될까…1년새 115% 뛴 레드캡투어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5.2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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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미국 렌터카업체 '허츠'는 1년 사이 파산 신청과 회생을 겪고 주가가 1000% 넘게 상승한 반전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레드캡투어 (14,920원 ▲110 +0.74%)가 허츠처럼 위기를 기회로 삼아 주가가 크게 뛴 기업으로 꼽힌다.



렌털 사업 등이 주력사업인 레드캡투어는 1년새 주가가 115% 뛰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에서도 오히려 강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레드캡투어는 증권가에서 "위기를 렌털 사업 실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4일 레드캡투어는 전 거래일 대비 2300원(8.29%) 오른 3만50원에 거래됐다. 지난 14일에는 3만2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52주 최저가인 지난해 7월14일의 1만1850원과 비교하면 170% 뛴 셈이다.



레드캡투어는 기업을 대상으로 차량 장기 렌털 사업과 항공권 및 호텔 예약 대행 등 사업을 진행한다. 일반 여행업체들과는 달리 B2B 형태로 운영돼 코로나19 피해를 크게 입은 다른 여행주와 달리 이익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번 1분기에도 여행업종 중 유일하게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6.2% 늘어난 636억원, 영업이익은 8.8% 늘어난 77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 렌터카 사업 매출이 15.4% 늘어난 610억원으로 여행사업의 영업손실을 메꿨다.

위기를 기회로 삼은 레드캡투어의 주가도 1년 동안 부지런히 성장해왔다. 지난해 5월22일 레드캡투어의 주가는 1만2900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2만원대까지 폭등한 후 올해 들어선 3만원대까지 진입했다.


이러한 레드캡투어의 성장은 미국의 렌터카업체 '허츠'를 떠올리게 한다. 미국 2위 렌터카업체인 허츠는 코로나19 타격을 심하게 받아 지난해 5월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이 여파로 주가가 한때 0.56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면서 허츠의 주가는 최근 6.83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 저점 대비 1년 사이 1120% 상승한 셈이다. 지난 12일에는 하루 사이에 58.89% 급등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지난 4월 미국의 중고차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66.3달러를 기록하면서 195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수요 강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렌터카 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투자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백신보급에 따라 야외활동, 여행, 출장 등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동수요의 초호황을 기록하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중고차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5~6월쯤 해결되더라도 2~3년 뒤 전기차 출시 급증을 대비해 중고차를 선택하는 소비자 등이 있어 고차 수요 및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허츠처럼 한국시장에선 SK렌터카, 레드캡투어 주가가 연초 대비 각 40%, 64%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차량 렌털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이 진행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강화되면서 차량 렌털 수요가 높아졌다"며 "실제 전국 렌털 차량은 지난 2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106만4000대로, 레드캡투어 보유 렌털 차량대수도 지난해 1분기 1만8896대에서 올해 1분기 1만9368대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또 "2021년 레드캡투어의 전년 대비 증차대수는 1500대 수준일 것이며 중고차 매매대수의 경우 전년 대비 8.5%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렌터카 부문 매출액은 2328억원, 영업이익은 14%를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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